개미는 코스닥 손터는데…한발 늦은 외인 '울상'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2.12 17:11:15 I 수정 : 2025.02.12 19:03:12
외인 거래비중 17%로 급증
테마성 종목 매수에 집중
주가하락에 단기손실 발생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지면서 부상한 코스닥이 외국인 투자자 눈길도 사로잡고 있다.

외국인은 대형 주도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국면에서 테마성으로 주목받은 종목을 중심으로 거래 비중을 높여갔다. 다만 최근 로봇·인공지능(AI)·소프트웨어·유리기판 관련주가 급락하며 외국인은 단기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들어 이날까지 집계한 외국인의 코스닥 거래대금 비중은 17%로 월 기준 1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외국인은 코스닥 거래대금에서 14~16% 비중을 차지해 왔으나 올해 들어 급격히 규모가 늘어났다.

외국인의 거래대금 비중이 17%를 넘은 것은 '테마주 열풍'이 식으며 코스닥에서 개미들이 이탈한 2023년 10월이 마지막이다.

당시는 2차전지와 초전도체 등 코스닥을 달궜던 테마가 소강 상태에 들어가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원 수준까지 추락하는 등 시장 활기가 침체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원을 돌파했고 지수는 우상향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과거 '빈집털이'와는 다른 모습이다. 외국인이 최근까지 주로 사들인 테마성 종목들은 이날 일제히 주가가 떨어졌다. 그간 개미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내놓은 물량을 외국인이 받아냈으나 단기적으로는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1일까지 딥시크의 성공으로 주목받은 AI·소프트웨어 관련주 카페24를 6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카페24는 44.17% 올랐으나 이날에는 3.37% 하락했다.

또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유리기판 진출로 주가가 50% 이상 오른 필옵틱스를 350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이날 주가는 6.44% 떨어졌다. 로봇 섹터에서도 60% 넘게 급등한 클로봇(160억원)과 17% 오른 에스오에스랩(140억원)을 사들였는데, 클로봇과 에스오에스랩은 이날 각각 10.47%, 9.79%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까지 드리우자 그간 주가가 치솟은 코스닥 종목들에 하방 압력이 작용한 모양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 직접적으로 들어오면서 관련된 코스닥 종목들이 하락했다"며 "차익 실현 움직임까지 자극을 받으면서 관세와 무관한 종목도 주가가 빠졌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수급과 달리 코스닥 개별 종목 장세가 이달까지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관세 전쟁'을 향한 시장의 민감도가 최고치에 이르렀고, 코스닥에서 2차전지 종목과 정보기술(IT)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대형주의 반등과 관세에 대한 시장의 반응으로 코스닥 상승세가 끝나는 시점을 짐작할 수 있다"며 "관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한계에 달했고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가이던스 내용도 증시를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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