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비이자이익, 카드·캐피털이 갈랐다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5.02.13 17:40:28
4대금융 호실적 속 엇갈린 표정
신한·하나 '눈물'
신한, 10년만 카드 1위 뺏겨
하나, 캐피털 순익 감소 타격
KB·우리 '미소'
KB, 자산·카드사용자 모두 쑥
우리, 車금융 자산 16% 늘어








지난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비이자이익에서 그룹별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비이자이익의 핵심 축인 캐피털과 카드의 성적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각각 3조2575억원, 1조926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의 경우 2023년과 비교하면 되레 5.0% 줄었고, 하나금융도 2.3% 감소했다.

두 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이 감소한 것은 신한캐피탈의 부진이 크다. 신한캐피탈은 작년 11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1.5%나 감소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 악화로 유가증권 손실과 대손비용이 증가했고, 부동산 자산 축소에 이익이 감소한 것이 컸다. 다만 신한캐피탈은 작년 4분기 연간 당기순이익상의 손해를 감내하며 여러 부실들을 털어낸 만큼 올해는 작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 입장에선 신한캐피탈보다 신한카드의 부진이 더 뼈아프다. 신한카드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6000억원 선이 무너지면서 지난 10년간 지켜온 카드 업계 1위 자리를 삼성카드에 내줬다.

2024년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5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줄었다. 신한카드의 판매 및 관리비용과 수수료 및 기타 영업비용이 다른 회사 대비 크게 늘어난 것이 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 두 회사에서 빠진 당기순이익만 2300억원가량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카드 실적은 좋았지만, 하나캐피탈에서 이익이 확 줄었다. 하나카드는 22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30% 가까이 성장해 신한과 다른 모습을 보이며 선방했다.

반면 하나캐피탈의 2024년 당기순이익은 1163억원으로 직전 해보다 44.5%나 줄었다. 하나캐피탈 측은 작년 4분기 900억원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순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KB와 우리금융은 카드와 캐피털 부문 모두 양호한 실적을 보이며 그룹 내 비이자이익에 크게 기여했다.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각각 4조2015억원, 1조5540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은 2023년보다 5.1% 올랐고, 우리금융은 41.9%나 증가했다. KB의 경우 KB증권이 비이자이익의 핵심이지만, KB국민카드 역시 당기순이익 4027억원을 기록해 2023년 대비 14.7% 상승하며 기여했다. KB캐피탈 역시 22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이는 2023년과 비교하면 19% 증가한 것이다.

KB국민카드는 영업 확대 영향으로 금융 자산이 늘어났고, 카드 이용이 활발한 회원 수도 증가하며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의 금융자산은 지난해 27조6363억원으로 전년보다 5.0% 늘어났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모집·마케팅 등 주요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해 내실 성장을 이뤄냈다"고 전했다.

타 금융그룹 대비 비은행 부문이 유독 약한 우리금융이지만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카드가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내주며 그룹에 보탬이 됐다. 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470억원으로 32.4% 증가했고, 우리금융캐피탈 역시 1420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10.9% 성장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대출자산 중 자동차금융 자산이 작년 7조4110억원으로 16% 증가하고, 리스 관련 이익이 2130억원으로 같은 기간 46% 성장했다. 리스크가 큰 기업금융이나 개인금융 대신 안정적인 자동차금융에 집중하며 '우리WON카' 등 비대면 플랫폼을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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