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법인 가상자산 계좌 지원 예정"…업비트와 손잡나
'빗썸 제휴' 국민은행, 고객 유입 4배↑…시중은행 먹거리 경쟁
한지훈
입력 : 2025.02.23 06:11:01 I 수정 : 2025.02.23 10:39:57
입력 : 2025.02.23 06:11:01 I 수정 : 2025.02.23 10: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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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본점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민선희 기자 = 우리은행이 법인 고객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내 원화 거래소와 협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간의 제휴 계약이 10월 종료되는 만큼 우리은행이 업비트와의 제휴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등과 협업해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계좌 개설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인 계좌 도입 과정에서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가이드라인과 내부 통제 기준을 수립할 때 은행연합회와 협조해 제도 수립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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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최근 금융위원회가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실무 검토에 한층 힘이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올해 2분기 지정 기부금 단체·대학 등 비영리 법인에 이어 하반기 상장사와 전문 투자 법인에 가상자산 거래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 시간표에 따라 향후 대기업 등이 가상자산 거래를 시작하면 금융 산업 측면에서도 신성장 동력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가상자산이 점차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흐름도 뚜렷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특히 그동안 각 사업 부문에서 다른 은행들보다 높은 수준의 고객 확인(KYC) 기준을 적용해온 점을 자체 강점으로 꼽는 분위기다.
법인 가상자산 계좌 개설에는 자금 세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상당히 엄격한 KYC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누구보다 적합한 인프라를 갖춰 추가 비용이 크지 않다는 계산이다.
우리은행은 이밖에 가상자산 수탁 사업이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쪽에도 관심을 보인다.
이와 관련, 이미 지난해 12월 가상자산 사업자 중 보관·관리업을 영위하는 비댁스(BDACS)와 제휴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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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리은행은 협업 대상으로 특정 거래소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업비트 제휴를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이 70~80%에 달하는 만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은 NH농협은행, 코인원은 카카오뱅크[323410], 코빗은 신한은행, 고팍스는 전북은행 등과 각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중 빗썸은 다음 달 24일 제휴 은행을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는데, 지난달 20일 계좌 사전 등록 이후 KB국민은행 요구불예금 계좌 신규 개설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1~10일 KB국민은행의 요구불 예금 신규 계좌는 5천564좌에 그쳤으나, 20~31일 2만1천182좌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이달 3~7일 1만3천452좌, 10~14일 1만1천105좌 등으로 비슷한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스타뱅킹 신규 가입도 지난 1월 1~10일 4천21좌에서 20~31일 1만8천453좌로 4배 이상 증가했고, 이달 3~7일 1만946좌, 10~14일 8천993좌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 측은 NH농협은행 계좌만 사용하던 일부 빗썸 고객이 자사 계좌를 새로 개설한 영향이 뚜렷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개인의 실명 확인 입출금 서비스에 국한됐던 거래소 제휴 범위가 향후 법인으로 확대되면 은행들의 반사이익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기대다.
법인 투자가 활성화되면 개인 투자보다 훨씬 큰 자금이 한꺼번에 유입될 수 있다.
다만, 업비트가 인터넷은행이 아닌 시중은행과 협력하면 시장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더구나 업비트는 최근 고객 확인 의무 위반 혐의로 금융정보분석원(FIU) 제재심의위원회 절차를 밟고 있고,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들어오는 등 당국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제휴를 놓고 시중은행 간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도 "실제 기존 제휴가 크게 바뀌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hanj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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