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출산율' 안되려면 … 출산지원금·육아휴직 확 늘려야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입력 : 2025.02.26 17:59:32 I 수정 : 2025.02.26 18:01:48
대기업서 자리잡은 육아지원
중소기업선 아직 엄두도 못내
稅혜택보다 현금 지원이 효과




◆ 인구 대역전 ◆

최근 출생아 수 반등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에코붐 세대'라 불리는 1991~1996년생 인구가 혼인 및 출산 적령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에코붐 세대는 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다. 이들이 고령화하면 다시 출생아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기저효과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 결혼과 임신을 미뤘던 부모 세대가 최근 출산을 시작하면서 출생아 수가 '반짝' 증가했고,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출생아 수가 원상 복구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 출산·육아 인프라스트럭처 확충, 출산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강력한 저출생 대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강력한 저출생 정책을 펼쳤던 국가들 중 일시적으로 출생아 수 증가를 경험했지만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가가 있다. 헝가리가 대표적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헝가리의 합계출산율은 2011년 1.2명을 기록한 후 2021년 1.6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이후 다시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5월에는 1.32명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철희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은 출산율 반등 추세를 "아주 낙관적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지속성·규모·원인, 이 세 가지가 모두 갖춰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사례를 보면 1년 만에 (출산율이) 다시 떨어진 경우도 있고, 몇 년간 소폭 증가하다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 적이 있다"며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추세적 반등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데이터를 분석해봐야 한다"며 "출산 반등기에 나타나는 인구 특성들, 예를 들어 첫째아 비율이 높아지고 동거 기간이 좀 긴 사람들이 아이를 많이 낳게 됐다든지 하는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 증가를 추세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육아휴직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대기업, 공공기관 위주의 육아휴직 정책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까지 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중소기업에서는 아직도 육아휴직 얘기를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가 대부분"이라며 "회사에 휴가를 가겠다고 했다가 거절당하는 것이 아니고, 아예 꺼낼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거나 육아휴직을 보내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세액공제 같은 직접적인 메리트를 주면 육아휴직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출산 연령인 2030세대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도 필요하다.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가 '2024년 세법개정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저출생 대응을 위한 효과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세제 지원은 소득이 많을수록 받는 지원이 큰 역진적 성격을 지닌 것도 저출생 대응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예정처는 판단했다. 보고서는 "세 부담이 낮은 저소득층에 견줘 고소득층이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출산·양육 지원 방안으로 조세 지원보다 재정 지원이 상대적으로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인선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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