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늘었다는데 출산율 V자 반등 이어질까…일·가정 양립에 정부 지원 쏟아야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입력 : 2025.02.26 22:00:30
30대 들어선 베이비부머 자녀
혼인건수 54년만에 최대 증가
첫째아이 출산 5.6% 크게 늘어

결혼·출산시차 눈에 띄게 줄어
정부 저출생 정책 효과 나타나


인천 미추홀구 아인병원에서 신생아들이 인큐베이터에 누워 있다. 2025.2.26 [사진 = 뉴스1]


저출생 반등의 핵심 요인은 부모 세대인 30대 연령층이 두꺼워진 것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결혼 수요가 커진 것이다. 특히 혼인 건수는 197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향후 1~2년간 일정 수준 이상의 출산율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정책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단기 목표인 합계출산율 1명을 위해 양육친화적 환경과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2422건이었다. 전년보다 14.9%(2만8765건) 늘어난 것으로 1970년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연간 혼인 건수는 코로나가 덮친 2021년 처음으로 20만건대가 깨진 후 2023년까지 19만건을 소폭 상회했다. 이후 2023년 하반기부터 점차 늘어 지난해 내내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5년 만에 다시 20만건을 넘어섰다.



혼인 증가는 1~2년의 시차를 두고 출산 증가로 이어진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한 배경에 혼인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지난해 결혼 이후 첫 아이를 갖게 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작년에 태어난 첫째 아이는 약 14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5.6% 늘어나며 둘째 아이(2.1%)나 셋째 이상 아이(-5.7%)에 비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여기에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인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가 젊은 부부 나이대로 진입한 영향이 저출생 극복에 큰 영향을 줬다. 이 세대는 연간 약 70만명씩 태어나며 이전 세대보다 반짝 상승했는데, 이들이 주 출산 연령인 30대 초반이 된 것이다. 지난해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대 여성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30대 초반이 70.4명, 30대 후반이 46명으로 이전보다 각각 3.7명, 3.0명 늘었다. 20대 후반(-0.7명)과 40대 초반(-0.2명)이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30대 초반 산모가 늘며 고령 산모 비율도 줄었다. 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35.9%로 0.4%포인트 낮아졌는데, 1987년 이후 첫 감소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정부의 저출생 대응 노력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정부와 지역 차원의 정책이 있지만 직접적인 수치로는 확인되지 않아 답변이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결혼장려금 500만원을 지급했던 대전은 지역별 자료에서 증가세가 컸다”고 설명했다.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결혼과 출산의 시차가 줄어들었는데 지난해는 결혼과 출산 간 시차를 분기별로 발표한 2015년 이후 분기별 시차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첫 번째 해”라면서 “결혼 후 출산에 대한 결정이 빨라진 것은 출산과 양육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와 아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올해 출산율 0.79명에 이어 출산율 0.8명 달성은 후년 정도에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2030년 합계출산율 1명을 회복하겠다는 다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에코붐 세대가 주 출산 연령인 지금을 저출생 극복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 개선과 출산·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주 부위원장은 “가임여성이 상대적으로 많은 기간이 2031년이면 끝나고, 베이비붐 세대가 초고령화에 들어가는 시기도 앞으로 5년”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범국가적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가정 양립 확산은 현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방안 중 하나다. 올해부터 육아휴직급여를 월 최대 250만원까지 인상하고 급여 사후지급제를 폐지했다.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할 때 받는 급여를 250만원으로 끌어올리는 등 육아 환경 개선에도 집중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의 41.3%가 300인 인상 대기업 종사자인 점에서 드러나듯 근로자 대부분이 속한 중소기업의 일·가정 양립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주 부위원장은 “우수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 확대, 일·가정 양립 관련 공지제도 보완, 유연근무제 확산 외에도 실질적인 양성 평등 환경을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장기적 저출생 극복을 위한 계획 마련에도 착수했다. 유 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여러 부처가 함께 내년부터 향후 5년간 적용될 저출생 대책의 마스터플랜인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만들 예정”이라며 “정책 환경 변화의 흐름을 세심하게 파악하고 해외 사례, 기존 정책에 대한 철저한 평가 등을 통해 정책 방향과 추진 체계를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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