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는 시작일뿐…그 다음은 환율전쟁 [송성훈 칼럼]
송성훈 기자(ssotto@mk.co.kr)
입력 : 2025.02.27 09:51:08 I 수정 : 2025.02.27 13:02:40
입력 : 2025.02.27 09:51:08 I 수정 : 2025.02.27 13:02:40
‘미란 보고서’ 쓴 40대 경제학자
트럼프 경제자문위원 의장 기용
中과 더 많은 교역하는 美우방
진짜 동맹국인지 보고서는 질문
80년대 플라자협정 떠오르게해
트럼프 경제자문위원 의장 기용
中과 더 많은 교역하는 美우방
진짜 동맹국인지 보고서는 질문
80년대 플라자협정 떠오르게해
트럼프 정책이 그야말로 지랄탄 같다. 한방 한방이 후추처럼 맵고, 발사방향도 알수 없이 농무처럼 번져 한치앞도 보기 힘들다. 그나마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는 보고서가 있다고 해서 지난 주말에 찬찬히 읽어봤다. 41페이지 분량인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직후인 지난해 11월 허드슨베이캐피탈 전략담당자가 썼다.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의 40대 중반 스티븐 미란이다. 보고서가 다시 화제가 된 것은 트럼프가 한달 뒤인 12월말에 그를 대통령 수석경제학자로 불리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으로 지명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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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통화인 달러를 많이 풀수록 다른 나라는 국제거래가 원활해지는 이득을 누리지만, 미국은 그럴수록 쌍둥이적자(재정적자·무역적자)라는 고통을 겪는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트리핀의 딜레마’다. 특히 중국이 가장 많은 수혜를 누리면서 미국 경제를 온통 뒤흔들고 있다는게 보고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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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관세를 반중국 전선을 위한 협상 지렛대로 표현한다. 달러라는 기축통화와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 우산 속에서 혜택을 받으려면 그 비용을 분담해야한다는 논리다. 분담을 적게할수록 더 무거운 관세 고통은 불가피하다.
중국이 관세효과를 상쇄하려고 위안화 약세(달러화 강세)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관세 다음은 환율 정책을 꼽았다. 그 순서도 중요한다고 강조한다. 관세전쟁으로 달러화가 처음에는 강세를 보이겠지만 점차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변수다.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게 하려면 물가를 잡아야한다. 미란은 수요보다는 공급측면의 정책을 제시한다.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에너지가격(유가) 인하로 인플레이션을 누르겠다는 계산이다.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최근 전기톱을 들고 관료주의 혁파를 외친 퍼포먼스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보고서를 읽을수록 1985년 레이건 대통령 당시 이뤄진 ‘플라자협정’이 자꾸 연상됐다. 미란도 ‘마러라고 합의’ 같은 다자간 협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다. 공교롭게도 레이건 대통령 수석경제학자였던 마틴 펠드슈타인은 미란의 하버드대 박사과정 스승이다.
40년전에도 미국은 트리핀 딜레마로 쌍둥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때였다. 결국 일본 엔화값을 크게 올려 달러화 가치를 낮추기로 합의했다. 2년만에 달러화는 30%이상 급락했다. 표적이 됐던 일본은 그 뒤로 잃어버린 40년을 겪고 있고, 외환보유고가 부실했던 중남미와 동유럽을 강타했다. 소비에트연방 붕괴의 단초가 됐다.
사실 트럼프의 관세·통화정책이 옳은 정책인지, 이로써 미국경제가 더 좋아질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격변기를 맞은 한국 앞에 어떤 소용돌이가 기다리가 있는지는 제대로 알아야한다. 40년전에는 한국이 가장 많은 혜택을 봤지만, 당시 붕괴했던 일본의 길, 아니 중남미 또는 동유럽의 길로 들어갈지 알수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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