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호실적도 짓누른 ‘관세 공포’... 반도체 밸류체인 줄줄이 하락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2.28 17:15:36
‘깜짝 매출’ 무색한 엔비디아
8.5% 떨어지며 年 최저가 수준
TSMC·SK하이닉스 줄줄이 추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기대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연일 계속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로 반도체 산업 전망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날보다 8.5% 하락한 120.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 쇼크’로 주가가 하루 만에 17% 하락했던 지난달 17일 종가 118.42달러에 근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가 반등을 꿈꾸던 엔비디아에 찬물을 끼얹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예정대로 3월 4일부터 부과할 것”이라며 “중국에도 같은 날 10% 관세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공포가 시장을 덮치자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수입 반도체에 대한 특별관세를 최대 100%까지 부과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대만의 파운드리 기업 TSMC 주가는 이날 181.09달러에 거래를 마쳐, 전날보다 6.9% 떨어졌다.

ARM홀딩스(6.2%), 델테크놀로지스(6.7%), 오라클(4.7%), 브로드컴(7.1%)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내에서는 28일 정오께 SK하이닉스가 전날보다 4.6% 하락한 18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같은 시간 2% 하락한 5만5200원에 거래되며 비교적 적은 하락폭을 보였다.

반도체 밸류체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는 전날보다 6.9% 하락한 8665원에 거래됐다.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WON 반도체밸류체인액티브’(3.7%)와 ‘KIWOOM K-반도체북미공급망(4.5%)’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은 엔비디아의 호실적도 무색하게 됐다. 전날 공개된 엔비디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시장 예상치를 12억8000만달러(약 1조8600억원) 상회했고, 올해 1분기 매출 전망도 예상액보다 약 12억달러(약 1조7500억원) 웃돌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추론형 AI 모델이 100배 더 많은 컴퓨팅을 소비할 수 있다”며 AI 반도체 붐의 지속을 강조했지만,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는 시장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키워드로 부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P500기업의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관세’는 709번 등장해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였던 2018년 4분기의 680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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