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골적 관세 압박에 日기류 바뀌나…"농락되는 게 현실"(종합)

추가관세 제외 기대 무산…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계기 낙관론 변화 조짐쌀관세 고리로 자동차관세 요구할 수도…트럼프 "일본은 우리 차 안 사"
박상현

입력 : 2025.03.13 20:04:42 I 수정 : 2025.03.13 20:12:36


트럼프발 관세 폭탄 (PG)
[윤해리 제작] 일러스트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박상현 특파원 =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추가 관세 조치 제외를 기대해 온 일본이 결국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받게 되면서 기류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양국 정상회담에서 관세 등 껄끄러운 사안이 거론되지 않자 일본 정부 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으나 이런 낙관론이 변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정부에 농락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안보와 경제를 연결 짓는 '트럼프식 거래'에 말려들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일본과 좋은 관계이지만 우리는 일본을 보호해야 하는 반면, 일본은 우리를 보호할 필요가 없다"며 미일 안보 조약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일 동맹은 불공평하니까 경제 부분에서 협력하라고 하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2일에도 일본을 지목해 "(미국이) 멋진 차를 제조하고 있는데도 그들은 우리 차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일본의 미국 자동차 수입량이 적다는 점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같은 날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일본은 철강을 덤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은 일본의 무역 행태를 문제시하며 향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12일 부과를 시작한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일본 경제에서 크게 아픈 부분은 아니다.

미국은 내달 2일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의 세부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일본이 가장 신경 쓰는 품목은 대미 수출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다.

지난해 일본의 대미 수출액은 21조2천951억엔(약 209조원)이었고, 그중 자동차가 6조261억엔(약 59조원)으로 전체의 28.3%를 차지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 1조2천312억엔(약 12조원)까지 합치면 비중이 34.0%로 늘어난다.

총리 관저 주변에서는 자동차 추가 관세를 막을 방법을 고민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백악관에서 일본의 최대 민감 품목인 쌀의 관세율을 문제 삼는 발언이 나온 것도 찜찜한 대목으로 꼽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캐나다의 관세 부과를 비판하면서 일본에 대해서도 "일본은 쌀에 7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일제히 이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쌀 관세를 고리로 다른 부분에 대해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사히는 "과거 미국은 통상 교섭에서 쌀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서 그 요구를 물리는 보상으로 다른 품목의 양보를 얻어내는 전술을 반복해 왔다"며 "이번에도 미국이 같은 전술을 써 일본 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일본 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psh59@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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