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對EU 와인 관세·2월 PPI 소화하며 동반 하락 출발

국제뉴스공용1

입력 : 2025.03.14 00:00:44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물가와 고용' 모두가 비교적 양호하게 나타난 성적표를 손에 넣고도 동반 하락세로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 아침부터 대(對) 유럽연합(EU) 주류 관세 문제를 제기하고, 신규 물가 지표 내 취약점이 확인되면서 시장은 안심하지 못하고 의기소침해졌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83.29포인트(0.20%) 하락한 41,267.64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79포인트(0.31%) 낮은 5,581.5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20.59포인트(0.68%) 내린 17,527.86을각각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일 대비 0.49포인트(2.02%) 낮은 23.74를 가리키고 있다.

3대 지수는 전날, 혼조 마감한 바 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더 둔화한 흐름을 보이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하자 그간 낙폭이 컸던 기술주 위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3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그러나 다우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이날도 시장의 화두는 관세와 인플레이션, 경기둔화 우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관세를 즉각 철폐하지 않으면 프랑스를 비롯한 모든 EU 회원국에서 생산되는 와인·샴페인 등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EU는 미국에서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미국산 위스키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유럽 증시에서 프랑스 주류업체 페르노리카·레미 쿠앵트로와 이탈리아 주류업체 다비데 캄파리 등의 주가는 일제히 3%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0%)하며 둔화세를 보였다.

지난 12월(0.5%↑)과 1월(0.6%↑) 상승 흐름에 일단 제동이 걸리면서 연합인포맥스의 시장예상치(0.3%↑)를 하회했다.

2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3.2% 오르는 데 그치며 시장예상치(3.3%)를 밑돌았다.

식품·에너지·무역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하며 시장예상치(0.3%↑·3.3%↑)를 하회했다.

2월 CPI에 이어 PPI까지 인플레 둔화세를 나타냈지만 시장은 별다른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주요 물가지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반영되는 일부 구성 요소들의 상승폭이 크게 나타나 경계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미국 노동부가 이날 함께 공개한 지난 주간(2일~8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 명으로 직전주 대비 2천 명 감소했다.

시장예상치 22만5천 명보다 5천 명 적다.

이날 전통의 반도체 기업 인텔은 립부 탄 전(前) 이사를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선임한 후 주가가 17% 이상 급등했다.

탄은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툴을 공급하는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CEO를 지내고 2022년 인텔 이사로 영입돼 파운드리 사업을 관장하다 전임 팻 겔싱어 CEO와 의견 마찰을 빚고 작년 8월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소프트웨어기업 어도비는 전날 장 마감 후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월가 추정치를 웃도는 양호한 1분기 실적을 공개했으나, 2분기 실적 전망이 기대에 못 미쳐 주가가 11% 이상 곤두박질쳤다.

사이버 보안 기업 센티넬원과 유명 의류업체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도 현 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실망을 안겨 주가가 각각 3% 이상, 2% 이상 밀렸다.

인공지능(AI) 기반 RPA(로봇처리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 유아이패스는 전 분기 매출과 현 분기 가이던스가 모두 시장예상을 하회, 주가가 14% 이상 미끄러졌다.

로봇 청소기 '룸바' 제조업체 아이로봇은 시장예상보다 큰 손실을 기록한 전 분기 실적 보고서와 함께 부채 재융자·잠재적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내놓아 주가가 6% 이상 뒷걸음쳤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7종목 가운데 엔비디아만 강보합세,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시장 전략가들은 최근 매도세 이후 기술적 반등 여부를 주시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최신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눈에 띄는 반등을 이끌어낼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관세 행보가 여전히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연준이 통화정책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X 투자전략 총책 스콧 헬프스타인은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하'라고 믿고 있지만, 관세 영향이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에 확신을 갖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가 경제 성장 또는 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관건"이라면서 "금리 선물 시장은 최근 수주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 큰 문제'라는 신호와 함께 연내 금리 3차례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티븐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곧 침체될 조짐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며 "시장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정책 변화들에 대해 과잉반응하고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증시 급락세에 대해 "주가가 역대 최고 수준에서 조정받은 것이다.

자연스럽고 건강한 조정"이라며 "이것을 경제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06%, 독일 DAX지수는 0.51%, 영국 FTSE지수는 0.06% 각각 밀렸다.

국제 유가도 내림세다.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68% 낮은 배럴당 67.22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62% 내린 배럴당 70.51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chicagor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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