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박 없으면 불가능…" 美 LNG 업계 '트럼프 빗장'에 반발
임화섭
입력 : 2025.04.27 20:49:05
입력 : 2025.04.27 20:49:05

(네덜란드 한스베르트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4월 21일 네덜란드 한스베르트 근방에서 드론으로 촬영된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가스 저스테센'의 모습.이 운반선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을 출발해 안트베르펜 항구로 항해하는 길이다.(EPA/OLIVIER HOSLET) 2025.4.27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업계가 2029년께부터 미국산 LNG 운반선을 이용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계획을 준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화석연료 업계 단체인 미국석유협회(API)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로비 서한을 트럼프 행정부에 발송했다.
API는 서한에서 연간 340억 달러(49조 원) 규모인 미국의 LNG 수출 산업이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주도권" 의제에 핵심이라며, 이 산업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4월 17일에 발표한 규칙 탓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규칙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180일 후부터 부과하고 그로부터 3년에 걸쳐 수수료를 인상할 예정이다.
또 LNG 운반선의 미국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 3년 뒤부터 미국에서 수출하는 LNG 가운데 일부는 미국산 LNG 운반선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그 비중을 22년간에 걸쳐 점차 늘려나가도록 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LNG 운반선은 중국에서 건조된 것이 많으며, 미국산은 전무하다.
따라서 이 규칙을 업계가 준수하려면 2029년께부터는 미국에서 건조된 LNG 운반선이 나와야 한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캐머런패리시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2022년 4월 1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캐머런패리시의 셰니에르 사비네 패스 LNG 수출공장에서 한 LNG 운반선이 예인선의 인도를 받아 이동하고 있다.(REUTERS/Marcy de Luna/File Photo) 2025.4.27.
하지만 미국 내 조선소에는 2029년 시한까지 LNG 운반선을 건조할 수 있는 여유 역량이 없으며, 따라서 해당 규칙을 미국 LNG 업계가 준수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API의 지적이다.
API는 해당 규칙이 글로벌 LNG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에너지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미국 생산자들의 능력을 저해한다고 경고했다.
업계는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에 원유와 휘발유, 액화석유가스 등 정제된 제품들을 선박으로 보낼 때 관세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API의 기업정책 담당 부총재 애런 퍼딜라는 FT에 보낸 입장문에서 중국의 차별적 무역관행을 억제하고 미국의 조선업을 장려할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문제의 규칙은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USTR과 에너지부와 협조해,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되고 미국의 에너지 주도권을 진전시키는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정책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단체 '센터 포 LNG'의 찰스 리들 대표는 문제의 규칙 탓에 장기 계약이 불안정해지고 글로벌 바이어들이 부담하는 비용이 높아지고 LNG 수출 주도국으로서 미국의 위치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 때문에 LNG 운송과 LNG 운송사들을 이번 조치에서 완전히 면제해 달라고 USTR에 요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2023년에 호주를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이 된 데 이어 작년에는 하루 119억 세제곱피트의 LNG를 수출했다.
이는 독일과 프랑스의 가스 수요를 함께 충족시킬 수 있는 분량이다.
미국 LNG업계는 2020년대 말까지 수출 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limhwasop@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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