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은 성적표 받았는데”...눈물 흘리는 대형주들, 왜?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입력 : 2025.04.28 06:26:42
현대차·하이닉스·HD현대일렉
1분기 실적 좋아도 주가 부진


주요 대형주들이 시장 예상보다 더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1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고 있지만 주가는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율 관세로 인한 수요 감소가 예고된 상황이라 1분기 실적이 향후 2~4분기 실적의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세 영향을 덜 받아 주도업종이 되어 가는 조선을 제외하고는 실적과 주가가 따로 노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와 현대차는 각각 시장 예상치보다 12.2%, 3.0% 높은 영업익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약보합세를 보였다. 22일 HD현대일렉트릭은 컨센서스를 11% 상회한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9.70%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당초 적자가 지속될 것을 예상했지만 335억원의 깜짝 흑자를 발표한 LG디스플레이와 컨센서스보다 18% 높은 LG이노텍 역시 실적 발표일에 주가가 하락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주요 수출주의 실적이 주가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건 이번 1분기 실적이 상호관세 발표 전 일회성이거나 일시적 실적일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 때문이다. 오히려 관세 전 사전 주문이 몰리면서 하반기 수요까지 일부 다 당겨써버린 ‘피크아웃’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선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에 대해 목표가를 줄이어 하향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또한 1분기엔 달러값 평균이 1453원까지 오르는 등 환율 효과로 인해 매출이 늘어났지만 2분기 들어 달러값이 1420원대로 떨어지고 앞으로도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인다는 전망이 우세한 점도 2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추는 요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의 차별화된 실적엔 어느 정도 관세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 수요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하반기 이후로는 역풍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관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 이미 1분기 영업이익의 숫자보다는 가이던스, 수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의 실적 발표일 주가 급락에 대해 “공식적인 증권가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막상 수주 숫자는 꺾여 불안정한 장세에서 조정의 빌미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 주문과 환율 효과 때문에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보다 잘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제적으로 쌓아놨던 전방 재고가 미처 다 소진되지 못했을 것으로 보여 올해 매출이나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은 많이 나왔지만 조선 업종처럼 압도적인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성과가 가려지는 측면도 있었다. HD현대미포는 컨센서스보다 50% 높은 영업이익 685억원을 발표하며 실적 발표일인 지난 24일 주가가 15% 올랐다.

관세와 경기 침체에 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실적 전망보다는 외국인들의 귀환, 미국 빅테크의 주가와 2분기 가이던스가 주가에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발표일에 하락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다음 날인 25일 3.42% 올랐다. 아마존이 데이터센터에 대한 계획을 바꾸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오자 미국 반도체 업종이 동반 상승한 영향이 컸다. 외국인들은 지난 22~24일 순매도하다 25일엔 16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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