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에서 횡보장이 이어지면서 국내 코인 거래소들의 거래대금이 급감했다. 특히 글로벌 거래소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든 점은 국내 투자자의 이탈이 더 빨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9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약 41.12%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5대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67억6686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 28일 39억8397만달러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글로벌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경우 같은 기간 거래대금이 17.79%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바이낸스와 비교하면 국내 거래소들의 거래대금 하락폭은 2배가 넘는다.
한국과 해외에서의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보여주는 김치프리미엄(업비트·바이낸스 기준)도 최근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28일 김치프리미엄은 한때 -0.53%까지 하락했다. 29일 오전 9시 기준 0.22%까지 다시 상승했지만 지난해 말 기록했던 1.12%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 2월 김치프리미엄은 10% 수준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가 해외보다 클 경우 김치프리미엄도 함께 상승한다.
국내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진 이유로는 올해 알트코인이 유독 힘을 못 쓰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중 비트코인의 비중을 보여주는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4.30%(29일 기준)로 연초 대비 약 10.72% 상승했다. 높은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비트코인에 비해 알트코인의 시세가 눌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보다는 알트코인을 더 높은 비중으로 매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실시한 지난해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54.4%였지만 국내 시장 비중은 37.2%로 더 낮았다.
단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을 다시 높일 수 있는 기대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명확한 제도 정비가 있어야 법인과 기관 참여가 본격화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이런 이슈가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 기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여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여부 등도 기대 요소"라고 설명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횡보장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주요 국가를 상대로 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크게 조정받았다.
비트코인은 한때 7만500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지만 관세 전쟁 우려가 완화되면서 다시 9만5000달러 근처까지 반등했다. 최근 들어서는 좁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다. 지난 5일간 비트코인은 9만3000~9만5500달러 구간에서 횡보를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