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강태우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적자, 국제유가·정제마진 약세 등으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은 판매량 확대 등으로 적자 폭을 줄였고, 전사적으로는 E&S 합병 효과로 10분기 만에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DB 및 재판매 금지]
◇ 분기 매출 10분기 만에 최대…배터리 AMPC 수혜 1천708억원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4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6천247억원)와 비교해 적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21조1천46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이는 2022년 3분기(22조7천534억원) 이래 최대 매출이다.
순손실은 1천256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사업별로 보면 석유사업은 매출 11조9천181억원, 영업이익 363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석유수출기구 플러스(OPEC+) 감산 완화 등으로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약세를 보이며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3천61억원 감소했다.
화학사업(매출 2조4천770억원·영업손실 1천143억원)은 파라자일렌(PX)과 올레핀 계열 시황 약세 등으로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윤활유와 석유개발사업도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SK온,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배터리 공급업체 선정 (서울=연합뉴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크리스 바먼 슬레이트 최고경영책임자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슬레이트 신차 공개 행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2025.4.25 [SK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배터리사업의 경우 매출 1조6천54억원, 영업손실 2천993억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을 601억원 줄였다.
전기차 생산 확대와 완성차 공장 가동률 개선 등의 영향으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확대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1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1천708억원으로 전 분기(813억원)와 비교해 약 110% 증가했다.
소재 사업은 판매 물량 증가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손익이 193억원 개선됐다.
E&S 사업의 매출은 3조7천521억원, 영업이익은 1천931억원을 기록했다.
동절기 난방 수요에 따른 도시가스 판매량 확대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789억원 확대됐다.
지난해 11월 합병한 E&S의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4분기에는 11∼12월 실적만 반영됐다.
이것이 SK온의 세이프티 테크 플랫폼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의 SK 온 부스에 액침냉각 등이 적용된 전기차 하부 모형이 전시돼 있다.2025.3.5 mon@yna.co.kr
◇ 2분기 배터리 북미 판매량 확대…관세 영향 '예의주시' 2분기에는 정제마진 개선과 북미 지역 배터리 판매량 증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8곳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602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측됐다.
2분기 매출 전망치는 작년 동기 대비 3.59% 증가한 19조4천73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미국발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배터리의 경우 완성차 업체(OEM)들의 움직임과 함께 관세 및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핀다는 계획이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EV 및 EV 배터리 산업 전반에 걸쳐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사는 미국 내 기존 배터리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 중이라는 점과 당사 배터리가 탑재되는 차량의 대다수가 미국 내 생산 중이거나 생산 예정이라는 점이 경쟁사 대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공급망 고려 시 미국의 관세로 인한 단기적인 코스트 임팩트(가격 영향)는 발생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원재료 조달의 미국 현지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음극재는 중국 외 지역에서의 조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시설투자(캐펙스·CAPEX) 규모는 계속해서 줄여간다는 방침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현금흐름과 부채비율을 개선하는 다양한 옵션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캐펙스 규모는 전년 대비 현저히 감소했으며 올해 준공 예정인 SK온의 북미 포드 및 현대자동차 조인트벤처(JV)가 완공되면, 캐펙스 집행 규모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축소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