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줄어들 텐데"…SKT 대리점, '신규 가입 중단' 조치에 울상

'영업 손실, 회사가 보전' 계획에도 "타격 불가피"…"구체적 보전 방안 필요"
유한주

입력 : 2025.05.02 12:23:49


2일 서울 강남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창문에 붙은 해킹 사태 관련 안내문들
[유한주 촬영]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고객을 위해 필요한 조치지만, 대리점 입장에서는 수익에 영향이 갈 수 있으니 걱정도 됩니다." 2일 서울 강남구의 한 SK텔레콤[017670] 대리점.

SKT가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을 발표한 첫날 찾은 대리점은 유심을 교체 받는 고객 1명을 제외하면 텅 비어 있었다.

미리 온라인 예약을 한 고객만 현장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는 데다 신규 가입도 중지된 만큼 대리점에 사람이 몰릴 이유가 없어서다.

이날 SKT는 직영점 등 전국 2천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5일부터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교체용 유심 부족이 해소될 때까지 신규 가입자 유치와 번호이동을 받지 말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지도에 따른 조치다.

SKT가 이달까지 확보하기로 한 유심 물량이 600만개로 전체 가입자 유심을 교체하기에도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가입자 늘리기에 사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가 나선 것이다.

유심 교체 대상자는 SKT 가입자 2천300만명과 이 회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187만명을 합해 모두 2천500만명에 달한다.

SKT 대리점 직원은 당국 조치에 대해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한 조치일 것"이라면서도 "대리점 입장에서는 수익 생각을 안 할 수 없다"고 했다.

휴대전화 대리점은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면 가입자 요금 등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가입자 모집이 수익과 직결되는 구조인 셈이다.

SKT는 신규 고객 상담 중지 등으로 발생한 T월드 매장 영업 손실에 대해 회사가 보전하겠다고 밝혔으나 유심 부족 사태가 언제 끝날지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현장에서는 수익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인근의 또 다른 대리점 직원은 "아직 직접적인 영향을 체감하지는 못했다"면서도 "신규 가입자 유치 중단이 장기화하면 수익에 타격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사의 손실 보전 방침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대리점에서는 신규 가입을 위해 매장을 찾았다는 고객은 만나볼 수 없었다.

대부분 유심 교체를 마치거나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매장을 떠나는 모습이었다.

대리점을 방문한 직장인 연모 씨는 "SKT에 신규 가입하려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KT 해킹 사태에 대리점 측 피해가 크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본사가 대리점에 수수료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소수 직원이 근무하는 매장에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고객을 상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이었다.

앞서 지난달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은 "본사 사고로 대리점은 울며 겨자 먹기로 유심 서비스에 매진하나, 휴대전화 판매 업무는 사실상 마비돼 휴대전화 판매 수익 창출이 막혀 피해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SKT 고객층은 당국 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리점에서 만난 자영업자 신모 씨는 "정부가 적절히 나섰다고 본다"며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건 신규 고객 유치가 아니라 기존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anju@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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