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 5%씩 국밥처럼 들어왔는데”…보험사들, 투자상품 못찾아 ‘발동동’ 이유는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입력 : 2025.05.07 21:04:21
입력 : 2025.05.07 21:04:21
20년 전 대규모로 사들였던
年수익률 5%내외 48조 물량
내년부터 줄줄이 만기 돌아와
채권금리 2%대 반토막에
안정적인 투자상품 실종
수익 좇아 무리한 투자 우려도
年수익률 5%내외 48조 물량
내년부터 줄줄이 만기 돌아와
채권금리 2%대 반토막에
안정적인 투자상품 실종
수익 좇아 무리한 투자 우려도

20년 전 대규모로 투자했던 국고채 20년물 만기가 내년부터 도래하면서 국내 보험사들의 자금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에서 20년물이 처음 발행된 2006년 이후 약 6년간 연 수익률 5% 안팎의 국고채가 해마다 쏟아졌고, 당시 장기 수익률 확보에 열을 올리던 주요 보험사들이 이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금리는 당시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국고채 20년물의 첫 번째 만기가 돌아오면서 국내 주요 보험사 경영진은 이를 대체할 자산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국고채는 정부가 재정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정부는 2006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자금 운용을 위해 처음으로 국고채 20년물을 발행했다.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부터는 해당 국고채 투자금을 재투자할 수단을 찾아야 하는 셈이다. 현재 국고채 수익률은 연 2%대 수준이다.
국고채는 2년부터 50년까지 긴 만기를 가지고 있어 일반적으로 보험사가 선호하는 자산이다. 보험사는 가입자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투자에 활용한 뒤, 이를 보험금 또는 해약환급금으로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선택한다. 국고채 투자자는 표면 이자에 해당하는 이자를 매년 받거나, 시장 금리가 하락했을 때 채권을 다시 매각해 자본 차익을 누린다.

내년이 문제가 되는 건 20년 전과 비교해 현재 금리가 반 토막 수준이어서다.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행된 국고채 금리는 연 5.83%였으며, 이후 2011년까지 연 4~5%대에서 발행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 발행되는 국고채는 연 2.5% 안팎의 금리를 갖고 있다. 투자자로서는 20년물 만기가 돌아왔을 때 국고채로 그대로 교체하게 되면 2~3%포인트의 수익률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총 47조8000억원 규모의 국고채가 발행됐는데 그중 상당수를 보험사가 쓸어담듯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맞추는 것”이라며 “연 5%대에 20년 수익을 보장하는 국고채라면 다른 자산을 추가로 넣을 필요가 없을 만큼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가 인수한 국고채 일부는 국가에서 조기 상환하고, 또 일부는 보험사 스스로 팔아 자본 차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보험사에서 전체 운용 자산의 10% 안팎을 2006년 이후 고금리기에 발행한 연 5% 안팎 금리의 20년물로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외국계 보험사 중에는 이 비중이 20% 수준인 회사도 있다고 알려졌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 중 일부는 ‘국고채는 절대 팔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며 “이 때문에 중간에 매각하지 않고 보유한 물량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20년물을 다량 보유한 보험사들은 근래 들어 대체 투자처 발굴 모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리며 현재 연 2.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국고채에만 투자해서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적절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수 보험사는 인프라스트럭처 펀드, 글로벌 사모신용펀드(PCF) 등 중수익에 만기가 긴 편인 투자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무리하게 수익률을 높이려다가 충분한 실사 없이 해외 부동산 투자 등에 욕심을 낼 우려도 제기된다. 과거 국내 보험사는 미국·독일·호주 등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냈고, 그 결과 자사는 물론 그룹사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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