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흔드는 '스테이블코인'… ETF도 질주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6.22 17:35:03
서클, 공모가 7.7배 폭등하며
액티브ETF 보름새 8% 상승
美지수추종 상품과 격차 벌려
'방어주' 비자 주가는 7% 뚝
아시아증시도 테마주 떠올라
카카오페이 한달새 174% 쑥
관련 법 통과 기대감에 수혜








뉴욕 증시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 서클이 급등하자 관련주 투자 여부가 국내에 상장된 미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의 성과를 갈랐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속도전에 홍콩 증시와 국내 증시에서도 스테이블코인 테마주가 강하게 상승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는 이달 5~20일 8.62% 상승하며 같은 기간 1% 미만으로 오른 국내 나스닥100지수 추종 ETF들과 격차를 벌렸다. 이 상품은 액티브 ETF의 장점을 살려 서클,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를 발 빠르게 담았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는 서클(11.68%)을 최대 비중으로 담고 있다. 비중 2등인 엔비디아(5.97%) 대비 약 2배 높은 수치다. 코인베이스(5.73%)와 로빈후드(5.06%)까지 합치면 전체 포트폴리오 중 5분의 1 이상을 스테이블코인 관련주에 할애하고 있다.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서클은 '폭풍 랠리'를 이어나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서클 주가는 240.28달러에 마감해 상장일인 지난 5일 종가 대비 188.69% 튀어올랐다. 공모가(31달러) 대비로는 7.75배나 상승했다.

이 기업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유통량 2위 기업으로, 시가총액이 613억달러(약 84조원)에 달하는 미 달러화 연동 코인 USDC의 발행사다. 서클이 상장한 이후 USDC를 공동 발행하는 코인베이스(26.28%)와 'USDG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로빈후드(8.26%)도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뛰었다. 이들 기업은 미국의 중동 분쟁 개입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지지부진했던 S&P500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률(0.48%)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상원 의회에서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 법안이 통과되자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확장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2028년까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총 규모가 현재보다 8배 커진 2조달러(약 2740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기업들이 급부상하자 한때 '방어주'로 평가받던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주가 방어에 실패했다. 서클 상장 이후 뉴욕 증시에서 비자는 7.69%, 마스터카드는 8.96% 하락했다. 페이팔은 이 기간 3.34% 떨어졌다. 전통 결제 기업들이 결제·정산 시장의 파이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서다. 스테이블코인의 확장성이 주목받자 이들 기업도 가상자산 결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아시아 증시에서도 스테이블코인 테마주가 떠오르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는 중안보험(56.44%), 련련수자과기(48.19%), 이가과기(71.73%) 등 금융 기술(핀테크) 기업들이 20일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홍콩 당국이 지난달 법정화폐와 연동한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법안을 발표한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는 카카오페이(174.01%), 다날(87.48%), 삼성에스디에스(34.69%) 등이 스테이블코인 테마로 강세를 보였다. 지난 10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하자 이들 종목의 수혜가 기대됐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테마가 과열 양상인 만큼 기업 펀더멘털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남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운용팀 부장은 "코인베이스나 로빈후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장의 수혜를 중장기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단기간 급등한 종목은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테마주에 대해선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들과 연동된 흐름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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