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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지난 5년간 사명을 '대동공업'에서 '대동'으로 바꾸고 디지털 전환에 자회사 설립까지 미래사업을 할 구조를 만들었죠.

밑그림 그리기는 끝났고, 이제 인공지능(AI)·로봇 기업으로 출격할 때입니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권기재 대동 부사장은 대동이 지난 2020년 '미래농업 기업' 비전을 선포한 이후 걸어온 길을 묻자 이 같은 자신감을 내보였다.

대동[000490]은 1947년에 설립된 농기계 전문기업이다.

70년 가까이 트랙터 등 전통적인 농기계를 제조·판매하며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오고 있다.

지난 2021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미래농업 키워드로 디지털과 AI, 로보틱스를 제시했다.

지난 2021년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단장으로 대동에 합류한 권 부사장은 "미래농업 비전 선포는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농촌소멸이라는 상황 변화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됐다"며 "미래농업은 '사람이 없어도' 또는 '사람에게 기술이 없어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 농기계 제조·판매 기업에서 플랫폼 기반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토탈서비스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담처럼 말하는 '농슬라'(농업과 테슬라를 합친 말)가 되는 것"이라며 "테슬라는 컴퓨터로 자동차를 만들어 자동차 산업의 지형을 바꿨다.

단순 제조에서 나아가 자율주행 등의 설루션을 넣고 고객과 계속 커뮤니케이션한다"고 설명했다.


대동은 2021년 선보인 농기계 원격관리 앱 '대동 커넥트'를 농업 설루션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지난해부터 양방향으로 농업 정보를 제공하는 생성형 AI 서비스 'AI대동이'를 앱에 탑재했다.

아울러 경험에 의존하던 관행농업에서 벗어나 데이터에 기반해 농작업을 하는 '정밀농업'과 농기계가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농업로봇' 상용화에도 투자한다.

지난해 지능형 자율로봇 기업 '대동로보틱스'와 AI로봇 소프트웨어 기업 '대동에이아이랩'을 자회사로 설립하고 핵심 인재들을 영입했다.

권 부사장은 "지난 5년간 인력과 기술 개발 등에 550억원 정도를 투자했다"며 "자회사를 설립한 것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밀농업은 AI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비료를 얼마나 주고 수확시기를 결정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며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9만평(96ha)의 농경지에서 정밀농업 실증을 한 결과 비료량은 7% 감소하고, 쌀 수확량은 7%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농기계는 직진, 선회 등의 주행과 어떤 농작업을 할지 설정하는 일 등을 알아서 하는 준무인화 수준까지 왔다"며 "사람은 집에 있고 기계가 알아서 농사를 짓는 무인화 수준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부사장은 "미래농업은 세계에서 아직 여명기로 기술적으로 '페스트 팔로잉'(빠르게 따라잡기)이 가능하다.

기회를 선점한다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무엇보다 미래농업이 낙후산업으로 밀려있는 농업을 최첨단 산업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농업이 변방에서 중심으로 올 시기가 왔다"며 "AI와 로보틱스, 디지털이 합쳐진 농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변신할 수 있는 데다 최근 레드바이오(보건·의료), 화이트바이오(화학·에너지)의 기반이 되는 그린바이오로도 주목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적으로도 AI·로봇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데 농업분야에도 이런 투자가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eran@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