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車 관세폭탄 터지면…생산지 울산·경남 경제부터 무너진다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입력 : 2025.06.24 15:20:52
울산, 생산량 37%가 미국행…직격탄 현실화
경남, 사실상 전량 수출…110.7% 충격
하반기부터 원가 인상 압박…업계 비상
저가차 선호 뚜렷…SUV·세단 수출 기회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진 경기도 평택항.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조치가 울산·경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반면, 미국 내 차량 가격 상승으로 더 작은 차종이나 저렴한 모델로 바꾸는 소비 행태인 ‘다운사이징’이 본격화할 경우, 세단형 승용차와 중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출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24일 산업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미국 신정부의 관세정책이 한국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산업연은 “우리 자동차 산업의 높은 미국 의존도를 고려할 때 완성차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미 수출·생산 전략에 조정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산업연은 지역별 생산 차종과 대응력에 따라 미국 고관세 영향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은 울산과 경기·경남·광주·충남 등 5개 권역의 자동차 생산량과 수출량, 대미 수출 비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울산과 경남 지역에서 관세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울산은 가장 많은 대미 수출 물량을 소화하는 지역이다. 울산은 지난해 14개 모델, 56만 5275대의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이는 울산 지역 전체 자동차 생산물량의 37.2%를 차지한다. 다만 울산 지역 생산 차량은 내수 판매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고관세 충격을 분산시킬 여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미 수출 비중 측면에서는 경남지역이 가장 컸다. 경남 지역에서는 지난해 1개 모델, 20만 685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는데 대미 수출 비중이 110.7%(재고물량 포함)에 이른다. 사실상 생산 물량의 전량을 미국에 수출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이 우려된다고 분석한다.

산업연은 올해 하반기부터 고관세로 인한 자동차 업계의 원가 상승 압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상승한 원가를 차량 가격에 전가하게 되면 미국 내 자동차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상황이다.

다만 산업연은 우리 자동차 업계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량 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구매 차량의 다운사이징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세단형 승용차와 중소형 SUV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연 관계자는 “세단형 승용차나 중소형 SUV는 우리 완성차업체의 대미 주력 수출 차종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현지생산 물량은 적은 편으로 늘어나는 수요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산업연은 자동차부품 산업의 경우 고관세의 직접적인 영향과 함께 국내 생산 감소에 따른 수요 축소, 납품 단가 인하 압박 등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피해가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산업연은 부품 업계를 위해 금융·세제 지원, 경영 안정화 등 단기적 지원과 함께 기술·생산성 향상을 위한 장기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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