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모든 경제 주체가 보유한 국민순자산(국부)이 주택 가격 상승과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해외 주식 호조, 원·달러 환율 영향 등으로 1년 사이 5% 넘게 증가했다.
1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순자산은 2경4105조원으로 전년 대비 1217조원(5.3%) 증가했다. 지난해 국민순자산 증가폭이 294조원(1.3%)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에 증가율이 대폭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 국민순자산 증가에는 거래요인(308조원)보다 자산 가격 상승 등 거래 외 요인(908조원)이 훨씬 크게 작용했다. 특히 순금융자산이 2023년 1038조원에서 지난해 1620조원으로 582조원이나 늘어 56%라는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 컸다.
순금융자산 증가는 우리 국민이 보유한 미국 주식 등 대외금융자산 평가이익이 대폭 불어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S&P500지수는 지난해 연간 23.3%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해 원화가치도 미국 달러화 대비 4% 넘게 하락하면서 원화로 환산한 자산 규모가 더 커지는 효과도 반영됐다.
집값 상승도 국민순자산 증가에 기여했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부동산 자산은 전년 대비 431조원(2.6%) 증가한 1경7165조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중에서도 주택 시가총액이 7158조원으로 4.2% 늘어나며 3년 만에 반등했다.
주택 시가총액 상승분의 지역별 기여도를 보면 수도권이 3.8%포인트, 비수도권이 0.4%포인트를 각각 차지해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체 증가율의 90.6%가 수도권에서 나온 것이다. 주택 시가총액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68.7%로 2023년에 비해 1%포인트 확대됐다.
지난해 1인당 가계 순자산 규모는 2억5251만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이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순자산(1경3068조원)을 추계 인구(5175만명)로 나눈 값이다. 시장환율로 환산한 1인당 가계 순자산은 18만5000달러로 일본(18만달러)을 3년 연속 앞질렀다. 구매력평가환율 기준으로는 한국이 27만1000달러로 일본(24만8000달러)뿐만 아니라 영국(23만3000달러)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국, 일본의 순자산 및 환율은 2023년 말 기준으로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