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간 버텨 온 가장 쉽고 든든한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신화!머니?]
신화 기자(legend@mk.co.kr)
입력 : 2023.04.02 14:18:21
입력 : 2023.04.02 14:18:21
사실 자산 배분은 한국에서 그렇게 인기 있는 토픽은 아닙니다. 하루라도 빨리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아주 서서히 자산을 늘려주는 자산배분 투자법은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부자가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또 그렇게 빨리 수익을 얻으려고 무리한 투자를 하다가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요.
그래서 금융 전문가들은 다양한 자산군에 자금을 분산 투자해서 위험을 헤지하라고 조언합니다. 사실 자산 배분 투자법을 누구보다 잘 활용하는 기관이 국민연금과 같은 기금, 그리고 국부펀드들입니다. 이런 기관들은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투자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자산 배분입니다. 실제로 국민연금 보고서에 주식, 채권, 대체자산에 몇 퍼센트로 투자하고 있는지 포트폴리오를 자세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 자산배분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이론과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부터 몇 차례에 걸쳐서 초보자 분들도 아주 쉽게 적용하실 수 있는 자산배분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일단 자산이라고 하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기본적인 원칙은 자산끼리 기대 수익률과 기대 리스크가 비례한다는 겁니다. 하이리스크, 하이 리턴이죠. 투자처는 현금부터 해서 주식, 벤처캐피털, 각종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소액으로 투자를 하는 분들이나 투자 경력이 길지 않은 분들은 이 자산들 전부에 투자하기 힘들겠죠? 그래서 가장 간단한 자산배분 방법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 첫 번째 방법은 주식에 60%, 채권에 40%의 비율로 투자하는 겁니다. 이 전략을 ‘60대 40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라는 책에서 나온 방식인데요, 이 책이 1949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될 만큼 아주 고전적인 투자 원칙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주식과 채권이 전부 안 좋았던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주식보다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주식의 경우 알파 투자와 베타 투자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주식투자는 현재 시장 상황이나 기업가치 등을 보고 타이밍을 계산해서 개별 주식을 사는 거잖아요? 이렇게 시장보다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방법을 알파투자라고 합니다. 반면 시장과 동일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를 베타 투자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베타 투자를 한다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주식 전부를 시가총액 비중대로 매수하는 겁니다. 그러면 미국 주식시장이 우상향하는 만큼 내 자산도 불어나겠죠? 이렇게 시장 지수의 수익률을 쫓아가는 펀드를 인덱스 펀드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ETF가 인덱스 펀드를 주식처럼 상장시켜서 쉽게 사고팔 수 있게 해 놓은 겁니다.

이 중에서도 미국 대표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많은 전문가들이 기본적으로 반드시 반드시 가지고 있으라고 말하는 자산입니다. 대표적으로 S&P500지수를 따르는 SPY나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QQQ 같은 것들입니다. 그럼 미국 ETF에만 투자하면 될까요? 자산배분 투자 원칙에 따르면 미국 외 다른 나라의 주식도 사야 합니다. 어떤 나라의 주식을 사야 하냐, 미국 주식이 떨어질 때 수익률을 방어해줄 수 있는 나라의 주식을 사는 것이 좋겠죠? 그래서 미국과 상관관계가 낮은 국가의 주식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나는 잘 모르겠다, 싶으시면 신흥국 지수로 이루어진 ETF를 사는 것도 방법입니다. MSCI나 FRSE같은 금융기관에서 각각 신흥국 지수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 지수들로 이뤄진 ETF에 투자하는 겁니다.

채권의 경우도 개별 채권을 사는 것보다 ETF를 통해 투자하면 분산투자가 가능합니다. 채권과 주식은 일반적으로 서로 다르게 움직입니다. 주식이 오를 때 채권가격은 내리고, 주식이 내릴 때 채권가격은 오른다는 건데요, 그런데 사실 지난해에는 예외적으로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안 좋았습니다. 이건 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 즉 물가가 상승하면 중앙은행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인상합니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집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 부담이 큰 시기에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안 좋은 겁니다.
이렇게 직접 60대 40 비율로 포트폴리오를 짤 수도 있지만, 이미 이 전략을 반영해서 주식에 60, 채권에 40을 투자하는 ETF도 있습니다. 블랙록자산운용에서 출시한 AOR이라는 상품입니다. 2008년부터 운용되고 있고, 현재 미국에 상장된 자산배분형 ETF중에선 시가총액이 가장 큰 상품입니다. 이 상품은 사실 주식과 채권 비중을 이미 조정해서 나온 상품이기 때문에 내가 직접 리밸런싱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 주식에 투자하면 시세차익에 대해 250만원을 공제한 뒤 나머지 금액에 양도소득세 22%를 메기는데요, 수익을 실현하지 않으면 세금을 안 내도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걸 사두고 팔지 않고 수십 년 가지고 간다면 세금을 내는 것도 수십 년 뒤로 미루고, 그 금액을 계속 굴릴 수 있겠죠?

그런데 작년에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떨어지면서 이 상품도 한해동안 17%정도 손실을 봤습니다. 그래도 같은 기간 SPY가 20%정도 빠진 것에 비하면 조금 나은 수준이긴 한데, 전통적인 포트폴리오인 60대 40 전략이 한계를 드러낸 겁니다.

‘그럼 어떤 자산군에 추가로 투자해야 하나?’이건 다음 시간에 이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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