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기업 노바텍, 극동 에너지사업 '사할린-2' 참여(종합)

셸 포기한 지분 27.5% 인수 나서…"대통령령에 따라 신청서 제출"러 매체 "푸틴, 지분 매각대금 948억 루블 전액 해외 송금 허가"
최수호

입력 : 2023.04.04 17:18:02


러시아 민간 가스업체 노바텍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 민간 가스기업 노바텍이 극동 에너지 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지분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3일(현지시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바텍은 이날 "(사할린-2 프로젝트 운영법인)사할린 에너지 지분 인수자 선정에 참여하기 위해 러시아 대통령령에서 규정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노바텍이 인수에 나선 사할린 에너지 지분 27.5%는 우크라이나 사태 후 사할린-2 프로젝트 철수를 선언한 영국 에너지기업 셸이 보유했던 것이다.

작년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 제재에 대응해 기존 사할린-2 프로젝트 운영자의 모든 권리와 자산 등을 인수할 새 러시아 법인을 만들고, 기존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부 승인을 받아 새 법인 지분을 인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에 설립된 사할린 에너지 지분은 현재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50%+1주)과 일본 미쓰이물산(12.5%), 미쓰비시상사(10%) 등 3곳이 보유하고 있다.

기존 외국 투자자인 셸이 새 법인 지분 인수를 거부하자 러시아 정부는 이를 자국 기업에 매각하기로 했다.

노바텍은 작년 하반기부터 사할린-2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검토해 왔으며, 지난달 초 지분 인수에 나설 뜻을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정부는 셸이 보유했던 사할린-2 지분의 가치를 948억 루블(약 1조6천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노바텍의 요청을 받아들여 셸이 지분 매각 대금으로 산정된 금액 948억 루블 전체를 특별 계좌로 받아 자사의 해외 계좌로 송금하는 것을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6월 30일 서명된 러시아 대통령령에 따라 셸은 러시아에 개설한 특별 계좌를 통해서만 지분 매각 대금을 받을 수 있으며, 당국의 허가 후 이 계좌에 든 돈을 해외로 보낼 수 있다.

당초 러시아 정부는 셸이 사할린-2 프로젝트 참여 기간 환경 등 분야에서 발생시킨 피해액을 계산해 지분 매각 대금에서 제한 뒤 나머지 액수만 특별계좌로 지급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피해액을 산정하기 위한 감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레오니트 미헬손 노바텍 최고경영자(CEO)는 지분 인수 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에게 셸 지분 매각 대금과 해외 송금 허가 등 문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고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노바텍은 또 사할린-2 프로젝트 감사로 확인된 피해액은 셸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2021년 당시 지급받지 못한 배당금을 사용해 향후 충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작년 4월 셸은 2021년 사할린-2 프로젝트 참여 배당금으로 1억6천500만 달러(약 2천200억원)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또 미지급된 배당금이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코메르산트는 이번 푸틴 대통령의 승인에 따라 셸이 지분 매각 대금뿐만 아니라 감사를 통해 확인된 피해액을 제하고 남은 미지급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셸이 러시아 측의 이 같은 지급 방식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코메르산트는 노바텍과 러시아 재무부 등이 이번 사안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1994년부터 시작된 사할린-2 프로젝트는 사할린주 북동쪽 해상에 있는 룬스코예 가스전 등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이곳에서 생산한 LNG는 1천150만t, 석유는 370만t으로 집계됐다.

su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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