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경기침체 그림자 … "한국, 금리 낮추고 노동개혁 서둘러야"

이지안 기자(cup@mk.co.kr),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입력 : 2025.05.14 17:59:14
KDI 한국 경제 제언
올해 취업자 증가폭 9만명
코로나 팬데믹 후 최저수준
총수출 증가율도 0.3%로 뚝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0.8%로 대폭 낮춘 배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에 따른 수출 부진이란 점에서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그나마 성장률을 떠받치던 수출마저 내리막길이라는 전망이기 때문이다.

KDI는 올해 총수출 증가율을 0.3%로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7.0%와 비교했을 때 급감한 수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4월부터 미국 관세 인상이 본격화되고 관세정책 불확실성도 상당히 확대됐다"며 "이런 부분이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내수에도 일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14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1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철강 제품 수출액은 2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3억1000만달러) 대비 17.8% 감소했다. 알루미늄 제품도 1분기 수출액이 6억4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6.3%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여파다. 이 때문에 대미 수출액도 44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고용 전망 역시 악화 일로다. KDI는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폭을 9만명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1만8000명 감소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증가폭 15만9000명과 비교해도 6만9000명이나 줄었다. 2월 당시 예상치였던 10만명보다도 낮아진 수치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등 주요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비교적 고용 상황이 양호했던 업종에서도 추가 위축 가능성이 제기된다. KDI는 내년 취업자 증가폭이 7만명 수준으로 더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연 KDI 전망총괄은 "고용 여건이 개선되더라도 인구 감소 영향으로 취업자 수는 줄어드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경기 반등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추가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물가와 환율 흐름을 고려하면 5월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한 뒤 하반기에 두 차례 추가로 내려 연말에는 2.0%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착화된 저성장 국면에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노동시장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며 "주 52시간 근무제 같은 기업의 애로 요인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통상 환경 변화로 인한 수출 부문의 고용 부진이 시차를 두고 연관 산업과 소상공인에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지안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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