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줄테니 다른 데로" 고객 내보내는 씨티銀, 왜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5.03.02 17:32:47
소매 금융 철수
기존 고객 정리
대출 갈아타면
상품권 주고
금리 인하 파격
입출금 해지땐
상품 주며 유혹
더 좋은 상품
줄 때까지
버티는 웃픈일도










한국씨티은행이 고객이 금융 상품을 해지하거나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탈 경우 파격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마케팅이 아니라 오히려 내보내는 '디마케팅'인데, 국내에서 소비자금융 철수를 선언하고도 기존 고객 관리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씨티은행의 '고육지책'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1억원 이상을 다른 금융기관으로 대환 시 상품권 30만원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신용대출을 KB국민은행으로 갈아타면 최대 20만원권 상품권을 증정하고 최고 1.5%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해주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입출금계좌를 해지하는 고객을 대상으로는 최대 10만원권 상품권을 증정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2021년 한국에서 여·수신, 신용카드, 자산관리(WM) 등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겠다고 밝혔고, 2022년부터 신규 상품 가입 등을 전면 중단했다. 그러나 기존 고객에 대한 관리를 계속해야 한다. 씨티은행 입장에선 소매금융 분야에서 철수한 상황임에도, 기존 고객이 남아 있으면 관리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이 비용을 줄이고자 고객들에게 상품권 등 '당근'을 주며 타행으로 이동을 권하는 상황인 것이다.

다만 씨티은행이 계속해서 타행 이동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면서 고객들 사이에선 '언제 상품을 해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눈치 싸움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출금계좌 해지 이벤트의 경우 작년엔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해지 계좌당 백화점 상품권 1만원권을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된 상태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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