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깔라' 한 뒤 통화 가로채기로 당해…울산 보이스피싱 주의보
올해 5월까지 피해 151건, 29억 상당…"특정 앱 삭제·설치 권하면 의심해야"예방 위해 휴대폰에 V3 등 백신 프로그램 설치·주기적 악성 앱 검사도
장지현
입력 : 2023.06.18 11:21:17
입력 : 2023.06.18 11:21:17

[울산경찰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분명 대출사에서 빌린 돈을 다 갚았다는 확인을 해줬는데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이었어요" 울산 북구 산하동에 거주하는 이모(61)씨는 지난달 인터넷 광고를 보고 이름만 대면 알법한 모 은행사에 대출금 6천만원에 대한 대환대출을 신청했다.
은행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이씨는 직원 안내에 따라 은행 앱을 다운받았다.
이후 이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존 대출사에서 '대환대출을 받지 않기로 한 계약 사항을 위반했다'며 800만원의 위약금을 청구하겠다고 한 것이다.
현금으로 기존 대출을 갚아야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씨는 해당 금융사 추심 직원을 만나 기존 대출금 6천만원을 전달했다.
이씨는 이후 휴대전화로 대출금 완납 증명서도 받고,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재차 전화해 확인해 보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그가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걸 알아챈 건 며칠 뒤였다.
지인의 휴대전화로 다시 은행에 전화해 본 결과 기존 대출금이 상환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면서였다.
문제는 이씨가 설치한 가짜 은행 앱이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실제 은행 앱과 똑같이 생긴 악성 앱을 통해 이씨의 금융 정보를 조회하고, 이씨가 금융사 고객센터에 건 전화를 가로챘다.
지난달에도 울산에서는 이와 유사한 수법을 사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했다.
지난 5월 12일 30대 여성 김모 씨는 울산 남구에서 1천800만원이 든 돈봉투를 현금 수거책에게 전달했다.
김씨는 이렇게 열 차례에 걸쳐 총 1억5천만원을 피싱 조직에 넘겼다.
김씨 역시 대환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앱을 깔았다가 범죄 조직이 확인 전화를 가로채 속았다.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울산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건수는 151건, 피해액은 29억1천만원에 달한다.
울산경찰청은 이러한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 휴대전화에 V3 등 백신 프로그램 설치해두기 ▲ 주기적으로 악성 앱 검사하기 ▲ 누군가가 특정 앱 삭제·설치를 권유하면 의심하기 등의 수칙을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악성 앱을 설치한 후에는 범죄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며 "앱 설치 링크를 보내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요구를 하면 곧바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jjang23@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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