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에 상장된 일부 우선주 유통주식수 적어 상폐 가능성 가격·배당 매력도 떨어지는편 주가는 롤러코스터 탄듯 출렁
코스피에 상장된 일부 우선주들이 상장주식 수가 부족해 다음달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유통 주식 수가 적은 탓에 주가 변동성이 높은 데다 보통주 대비 저렴한 가격이나 배당 등 매력이 없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해당 주식들은 상장폐지 예고 기간과 정리매매 기간을 거쳐 다음달 중순 최종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대비앤지스틸·SK네트웍스·삼성중공업·흥국화재·DB하이텍은 각 기업들의 우선주가 상장폐지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하라고 공시했다. 상장주식 수가 2개 반기 연속으로 20만주 미만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20만주 이상으로 상장주식이 늘어나지 않으면 이들 주식은 다음달 3일부터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아울러 신영증권 우선주는 반기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 수의 1% 미만을 차지해 다음달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놓였다. 올해 말까지도 월평균 거래량이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신영증권 우선주 역시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문제는 해당 우선주들이 큰 주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1일 주가가 별다른 이유 없이 상한가를 기록한 뒤 22일 7%, 23일 10% 각각 하락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20일 주가가 14% 상승한 뒤 이틀간 연달아 7%씩 하락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지난 21일 주가가 19% 상승한 뒤 이튿날 10% 하락했고, 23일에도 주가가 8% 하락했다. 통상 거래량이 적은 종목들은 조금의 자금만으로도 주가를 쉽게 움직일 수 있어 이른바 '작전세력'의 표적이 될 위험성이 크다고 증권가에서는 경고한다.
우선주는 보통주가 갖고 있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통상 보통주에 비해 주가가 낮고 배당금을 많이 지급받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이들 우선주는 이 같은 조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다음달 상장폐지 위험에 놓인 5개 우선주는 DB하이텍을 제외하고는 보통주보다 가격이 높다.
우선주치고는 배당 매력도 높지 않다. SK네트웍스 우선주는 지난해까지 연간 주당 배당금이 145원으로, 보통주(120원)에 비해 많다. 그러나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시가배당률은 0%로, 2~3%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보통주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보통주와 마찬가지로 9년째 배당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다른 우선주들도 보통주에 비해 시가배당률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상장주식 수 미달 기업들은 액면분할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 수를 늘리면 상장이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액면분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주뿐만 아니라 보통주를 함께 액면분할해야 한다. 액면분할을 하려면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바꿔야 하는데 대부분 기업 정관의 액면가액이 보통주와 우선주를 구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상증자의 경우 증자한 주식을 받아줄 투자자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해당 우선주들은 보통주 가치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높아 증자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주식 수에 미달한 기업들은 다음달 3~5일 상장폐지 예고 기간을 갖는다. 해당 기간에 주식 매매는 중지된다. 이후 같은 달 6~14일 정리매매가 진행된다. 이후 15일에 상장폐지가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상장폐지가 이뤄져도 주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비상장 거래소를 통해 거래할 수 있고 배당 역시 정상적으로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