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확장한 LGU+, 구광모에 힘 싣는다

입력 : 2023.07.03 14:34:45
제목 : 전기차 충전 확장한 LGU+, 구광모에 힘 싣는다
카카오모빌리티와 JV 설립…그룹 전기차 생태계 확장에 기여

[톱데일리] LG유플러스가 플랫폼 강자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최근 여러 그룹사를 통해 전기차 관련 사업에 힘 쏟고 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미래 신사업 비전에 따라 전기차 충전 플랫폼 확장으로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LGU+-카카오모빌리티, 500억 규모 합작사 설립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기차 충전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기차 충전 서비스업을 주된 사업 목적으로 하는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고 3일 발표했다. 합작회사는 500억원 규모로 양사가 각각 250억원씩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LG유플러스는 250억2500원을 출자해 지분 50%+1주를, 카카오는 250억원으로 지분 50%를 확보했다. LG유플러스가 카카오모빌리티보다 1주 더 많은 1000만1주를 취득함에 따라 합작 법인은 LG유플러스의 연결대상 종속회사에 포함된다. 회사의 명칭과 대표자는 아직 미정으로 설립시 확정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각각 개별적으로 진행해온 전기차 충전 사업을 통합 확장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내연기관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전개되는 가운데 아직 뚜렷한 선두 기업이 나타나지 않은 전기차 시장에서 충전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 정책과 산업 기술 발전에 따라 전기차 이용자는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에만 16만4000대가 신규 등록되며 국내 누적 전기차 수는 약 39만대를 기록했다. 2030년 말까지 총 42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 시장도 더불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123만대 이상의 충전기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미 해외 주요 대기업들은 전기차 충전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충전 전문기업을 인수하거나 자체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미흡한 충전 인프라 환경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로선 부족한 충전기 운영과 사후관리, 파편화된 충전 인프라로 인한 기존 충전소들의 효율성 문제에 대한 이용자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느린 인프라 확충 속도를 전기차 확장의 최대 걸림돌로 보고 플랫폼 구축으로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본격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차근차근 임해왔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자회사 LG헬로비전이 전국 23개 사업권역에서 운영하던 전기차 충전소 1300여대 등 유무형 사업 일체를 37억원에 인수하고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올해 하반기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앱 '볼트업'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의 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충전기의 설치와 관리뿐만 아니라 고객 이용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다. 볼트업 충전소에는 LS일렉트릭, LG전자를 비롯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스타트업인 에바(Evar)의 충전기가 도입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전기차 충전 사업에 관심을 가져왔다. 2021년 카카오내비 앱에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간편결제, 충전기 위치 탐색, 충전기 사용 이력 등 기능을 확충했고, 지난 5월에는 한국전자금융과 업무협약을 맺고 카카오T 플랫폼에 '나이스파크' 운영 주차장과 '나이스차저'의 전기차충전 기기를 연동하기로 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우선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이 가장 시급한 영역으로 꼽히고 있는 공동주택 시장에 집중해 서비스 커버리지를 신속하게 확보하고 고객경험 혁신을 통해 고객 로열티를 높여 나가겠다"며 "향후 V2G, V2X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최적화하는 스마트에너지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기존 충전기 이용 시 겪을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문제점을 플랫폼 기술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축적된 유저 데이터에 기반한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 다가오는 전기차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사업자로 진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구광모가 낙점한 '전기차 생태계' 구축 일환

LG유플러스의 이번 전기차 충전 사업 확장은 LG그룹 차원에서의 신사업 확장 움직임에서 이해된다. 앞서 스마트폰 사업 등을 접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10년 이후 그룹을 책임질 수 있는 사업으로 'AI·바이오·클린테크(ABC)'를 제시했는데 신재생에너지의 일환인 배터리 분야와 전기차 관련 사업은 그중에서도 핵심 분야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직속으로 'EV충전사업담당'을 신설하고 올해 5월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1호 충전기 제품 생산' 오프닝 행사를 진행했다. LG전자가 지난해 지분 6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전기차 충전기업체 애플망고는 '하이비차저'로 사명을 변경하고 전기차 충전기 관련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LG전자는 하이비차저의 지분 40%를 보유한 GS에너지, GS네오텍 등과도 협업을 강화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해 2020년 GS칼텍스가 오픈한 미래형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 통합 관리 솔루션을 등을 공급해왔다.

국내 이차전지 생산 1위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 배터리 생산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관리 솔루션 서비스를 확대하며 관련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다. 최근 수입차 공식 딜러 업체 7곳과 '비-라이프케어(B-Lifecare)' 제공과 신규 서비스 개발을, 레드캡투어와는 'Baas(Battery as a Service)'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LG그룹이 전기차 생태계 확장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만큼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주축으로 배터리 생산과 충전기 제조 등을 이어가는 구조에서, 전국 통신망을 보유한 LG유플러스가 전기차 충전 서비스 플랫폼으로 그룹사 사업들을 연결하며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는 역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이 자동차 생산을 제외하고 전방위적 전기차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장과도 같은 맥락이다. LG그룹은 지난해 주요 상장사 이사회에 ESG위원회 설립을 완료하고 지배구조 개선과 탄소중립 등 환경 분야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초불확실성 시대에도 미래 세대와 공존하며 영속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LG만의 ESG 방향성을 정립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기후위기 문제에 책임의식을 갖고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전환, 제품 폐기물 순환체계 구축 등을 위한 클린테크 육성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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