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에 안전한 공간 만드는 것이 탈탄소 길…함께 추구해야"

김영태 ITF 사무총장 다보스포럼 기고…"걷기·자전거타기, 교통 탈탄소 핵심"
이재영

입력 : 2023.01.21 06:33:02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자전거를 탄 시민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보행자 안전'과 '온실가스 저감'은 서로 무관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보행자에게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길이 될 수 있다.

김영태 국제교통포럼(ITF) 사무총장은 최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에서 "걷기와 자전거 타기 등 '액티브 모빌리티' 증진은 교통 분야 탈탄소화 핵심 요소"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도로교통안전을 증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ITF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교통정책을 담당하는 장관급 협의체다.

김 사무총장은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차량을 좀 줄여야 하는데 차량을 통한 이동의 대체물이 될 수 있는 것이 보행과 자전거 타기"라면서 "보행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기반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안전은 강화하는 통합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게 요새 교통 분야 기조"라고 덧붙였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4분의 1이 수송 분야에서 나오며 수송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4분의 3이 도로교통에서 나온다.

세계 자동차 등록 대수는 2017년 10억대를 넘어선 데 이어 2030년에는 20억대에 이를 전망이다.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전기차가 잘 팔리고는 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도 여전히 인기여서 그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기고문에서 도시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더 짧고 적게 이동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직장이나 학교에 갈 때 차 대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갈 여지도 커진다.

문제는 도시의 밀도가 높아지면 보행자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ITF '안전한 도시 거리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48개 도시 중 인구밀도가 1㎢당 1만명이 넘는 6개 도시의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도로 사망자 81%는 보행자 또는 자전거·오토바이 운전자였다.

ITF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을 비롯한 34개국에서 자동차에 탑승한 상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19% 감소했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숨진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는 같은 기간 각각 3%와 1% 줄어드는 데 그쳤다.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이뤄진 의도하지 않는 교통실험으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껴지면 그쪽으로 사람들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라면서 "팬데믹 초기 바이러스를 피하고자 걷거나 자전거를 탄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통 분야에서) 탈탄소와 안전은 동시에 추구할 수 있고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목표"라면서 "수송 분야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거나 적게 배출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위해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ylee24@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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