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포트폴리오] [프랙시스캐피탈] '들쭉날쭉' SLL중앙, 아리송한 엑시트 타이밍
입력 : 2023.07.21 13:55:39
제목 : [IB 포트폴리오] [프랙시스캐피탈] '들쭉날쭉' SLL중앙, 아리송한 엑시트 타이밍
프랙시스캐피탈 프리IPO 단계에 3000억 투자… M&A 재원으로 활용
공격적 M&A 후폭풍…기대 밑도는 피인수기업 수익성·대규모 영업권 손상 악재
수익성 회복까지 다소 시일 걸릴 전망, IPO 순연 가능성[톱데일리]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의 포트폴리오 SLL중앙(에스엘엘중앙)의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재원을 투입해 인수한 스튜디오들이 당초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내면서 SLL중앙 연결 실적이 비우호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LL중앙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9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1110억원 대비 약 16% 하락한 수치다. 수익성 면에서도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매출원가와 판매비와관리비에서 총 1125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19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이자비용과 영업권 상각 등에 따르는 추가 비용이 계산된 당기순손실은 256억원으로 나타났다.
SLL중앙의 비교기업인 스튜디오드래곤과 비교하면 SLL중앙의 실적부진이 더 도드라진다. 올해 1분기 스튜디오드래곤은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한 약 21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16억원과 184억원으로 집계됐다. SLL중앙과 스튜디오드래곤은 각각 JTBC, CJ ENM이라는 강력한 내부 유통 채널(캡티브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드라마 제작과 유통 역량을 두루 갖춘 국내 대표 제작사로 꼽힌다. 자산 규모도 두 회사 모두 1조원을 조금 웃돈다. 사업구조와 역량 면에서 유사한 두 회사가 상이한 성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연간실적면에서도 SLL중앙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비교하면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연결 기준 SLL중앙은 매출 약 5800억원, 영업손실 600여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난해 매출은 약 7000억원, 영업이익은 650억원으로 집계됐다.
SLL중앙 수익성 저하의 주된 배경은 급격한 외형 성장에 따른 성장통으로 분석된다. 지 난해 SLL중앙은 향후 3년 간 3조원을 투자하고, 오는 2024년 2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SLL중앙은 2021년부터 최근까지 국내 OTT업체 티빙(약 1450억원), 미국 콘텐츠 제작사 윕(wiip) 등 콘텐츠 제작사 지분 인수에 50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21년 프랙시스캐피탈과 텐센트로부터 유치한 대규모 투자금이 인수·합병(M&A)의 재원으로 사용됐다. 지난 2021년 SLL중앙은 상장전지분투자(프리 IPO) 단계에서 4000억원의 외부투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SLL중앙은 프랙시스캐피탈(투자금 3000억원)과 텐센트(투자금 1000억원)에게 주당 약 1만6000원에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SLL중앙의 최대주주는 콘텐트리중앙(53.71%)이며 2대주주는 프랙시스캐피탈의 특수목적법인(SPC) 프랙시스샤토홀딩스(18.36%), 3대주주는 텐센트 산하 투자회사 에이스빌(Acevill Pte.Ltd)이다.
다수의 종속회사가 편입되면서 SLL중앙의 매출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020년 SLL중앙 매출은 2080억원 가량이었으나 2021년 매출은 약 556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신장했다. 당시 스튜디오드래곤의 연간 매출을 웃도는 성과였다.
하지만 2022년 공격적 인수합병(M&A)의 후폭풍이 불었다. 스튜디오 인수에 대규모 웃돈(영업권)을 주고 인수한 탓이었다. SLL중앙은 2022년 한 해 동안 약 1000억원 이상의 영업권 손상을 인식했다. SLL중앙의 주요포트폴리오인 티빙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그 결과 SLL중앙은 184억원의 지분법손실을 입게 됐다. 매출 다각화 전략의 핵심으로 꼽히는 미국법인 SLL 아메리카도 47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내며 부진했다.
지난해 SLL중앙은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약 1140억원으로 나타났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750억원 가량의 적자였다. 본업에서 적자를 내는 와중에도 투자를 이어간 것이다. SLL 중앙은 신규 차입과 사채 발행을 통해 1330억을 신규로 조달했다. 차입금, 사채 상환액을 감안한 지난해 SLL스튜디오의 순조달 금액은 800억원 정도다.
돈을 빌려 급한 불은 껐지만, 이자비용 부담은 가중됐다. SLL의 회사채 등급은 비우량등급에 속하는 BBB(한국신용평가)~BBB+(한국기업평가)이었기에 이자 부담을 피해 가기 어려웠다. 지난해 SLL중앙의 이자비용은 125억원으로 전년 5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에도 약 48억원의 이자비용이 지출됐다. SLL중앙의 차입금 및 회사채는 총 3840억원 정도인데 이 중 단기차입금, 사채 대비 상대적으로 저리로 조달할 수 있는 장기차입금은 100억원에 불과하다. SLL중앙이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5464억원으로, 4424억원 규모의 유동자산을 상회하는 순운전자본 마이너스 상태다.
프랙시스캐피탈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 시점으로부터 3 년 안팎의 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전략이 원활히 작동하려면 SLL중앙은 늦어도 내년 초부터 IPO 준비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부진한 SLL중앙의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프랙시스캐피탈의 투자 회수 시기는 다소 순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편해창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SLL중앙에 대해 자회사 성과 창출 등을 통한 수익성의 완연한 개선에는 일정 시일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 해외 자회사의 성과 창출 등을 통한 영업흑자 전환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봤다. 다만 SLL중앙의 차입금은 증가추세임에도 재무안전성은 우수한 편으로 평가했다. SLL중앙이 보유한 자체 재원은 단기성차입금 상환에 불충분한 수준이지만, 중앙미디어 계열의 양호한 신인도 등이 유동성 대응능력을 뒷받침한다는 이유에서다.
SLL중앙은 올해 하반기 '힘쎈여자 도봉순'(2017)의 스핀오프인 '힘쎈여자 강남순', 'D.P. 시즌2' 등 15편 이상의 신작을 앞세워 흑자 전환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프랙시스캐피탈도 곧 SLL중앙이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수익성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열린 SLL 상반기 결산 기자간담회에서 박준서 SLL 제작총괄은 "투자 부분은 시장 여건 상 계속 축소되고 줄어드는 부분이 있다. 금액적으로 유지(3년간 3조원 투자)된다고 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투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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