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피프티' 사태 휘말린 교보문고, 100억 회수 가능할까

입력 : 2023.07.26 15:41:32
제목 : '피프티피프티' 사태 휘말린 교보문고, 100억 회수 가능할까
우선주 60억·보통주 40억 투자… 대표이사 배임·실적 악화 시 풋옵션 조건 충족

[톱데일리] 콘텐츠 기획·제작사 더기버스에 100억을 투자한 교보문고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아이돌 그룹 피프티피프티를 둘러싼 연예기획사 어트랙트와 더기버스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향후 사업성과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더기버스가 체결한 투자계약을 살펴보면 교보문고는 원금 회수를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9월 더기버스가 진행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40억원)와 우선주(60억원) 등 100억원 어치(29.8%) 주식을 인수했다. 더기버스 전체 기업가치(Equity Value)를 336억원 가량으로 산정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더기버스는 매출 약 6억원, 순손실 4여억원 등의 실적을 냈다. 적자 회사임에도 성장성을 고려해 교보문고가 더기버스에 후한 값을 매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더기버스 자본총계는 97억원으로 사실상 순자산 전액이 교보문고 투자금으로 채워졌다.

교보문고가 더기버스에 투자를 결정한 주된 배경은 회사가 보유한 지적재산권(IP) 파워로 분석된다. 투자계약에 삽입된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항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IP 관련 사업 관련 성적이 당초 기대를 밑돌면 교보문고가 더 많은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구조다.

더기버스 IP 사업 관련 매출액이 목표금액에 미달할 경우 교보문고가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가액은 최초 발행가액 대비 최대 40%까지 조정될 수 있다. 최대 한도로 리픽싱을 진행하면 교보문고는 더기버스 지분 약 40%를 확보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더기버스 IP 운용사업에 대해 2022년부터 2024년도까지 3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CAGR) 20% 미만일 경우 리픽싱이 최대 한도로 이뤄진다. 오는 2026년 더기버스 플랫폼 사업 매출액이 매출액 목표인 5억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도 우선주 전환가격이 하향 조정된다.

투자계약 당시 교보문고는 더기버스에 6년 내 상장 조건을 제시했다. 기한 내 더기버스가 상장하지 못할 경우 우선주 발행가에 연복리 3%를 적용한 금액을 교보문고가 돌려받기로 했다.

결국 교보문고는 더기버스와의 협업을 통해 음원 IP 관련 사업 역량을 제고하고 중장기적으로 더기버스 상장 시 구주매출로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교보문고가 더기버스 우선주에 설정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사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RCPS에 달린 상환권은 회사가 보유한 이익잉여금 한도 내에서 상환을 요청할 수 있지만, 풋옵션은 이익잉여금뿐만 아니라 자본잉여금까지 상환 청구 범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더기버스의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CAGR가 10% 미만이거나,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CAGR가 20% 미만일 때 풋옵션 발동 조건이 충족된다. 피프티피프티 사태가 장기화돼 더기버스 실적이 악화되면 풋옵션을 사용할 여지가 커지는 셈이다.

아울러 더기버스의 이해관계인, 대표이사가 횡령죄, 배임죄 등 개인적인 비위행위로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도 교보문고는 풋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 어트랙트는 지난달 강남경찰서에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 및 3명을 사기 및 업무상 배임 행위 등을 이유로 고소했다. 더기버스의 중요 재산에 대해 압류, 가압류, 가처분 또는 경매 결정이 통지된 후 60일이 지날 때까지 이를 실효시키지 못해 사업운영이 어려워질 경우에도 교보문고는 우선주 투자 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상법상 보통주에 대한 투자원금 회수 조건을 설정하기는 어려워, 풋옵션을 사용하더라도 교보문고가 회수를 노려볼 수 있는 금액은 우선주 투자금액에 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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