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후유증' LGU+, '자사주 소각' 카드 꺼낼까
입력 : 2023.08.22 08:00:07
제목 : '해킹 후유증' LGU+, '자사주 소각' 카드 꺼낼까
30만 고객 정보 유출 이후 주가 하락에 '고심'…황현식, SKT·KT 따라 결단 내릴까 [톱데일리] LG유플러스가 해킹 공격에 따른 고객 정보 유출 사건 이후 반년이 지났지만, 주가 하락의 후유증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는 SK텔레콤, KT 뒤를 이어 LG유플러스도 연내 자사주 소각 대열에 합류할지 주목된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지속적인 주가 하락세에 빠져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6월 LG유플러스 주가는 한때 1만620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점점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달 26일과 28일에는 가격이 3년 만에 1만원선이 붕괴된 971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초만 해도 증권가에서 2만원 수준으로 제시한 목표가도 최근 일부에선 1만3000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통3사 중 가장 낮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형성하는 등 가입자 성장만큼 매출 성장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신사업 성장 동력이 확보될 때까지는 주가 반등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현재 배당 정책만으론 주가 반등을 꾀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LG유플러스가 주당 배당금을 ▲400원(2019년) ▲450원(2020년) ▲550원(2021년) ▲650원(2022년)으로 매년 연속 올렸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올해엔 750원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지만, 최근 주가 흐름을 감안하면 배당 정책만으론 상승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다 보니 관련 업계에선 LG유플러스가 주가 반등을 위해 자사주 소각 등의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자사주 매입 이후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꾸준히 소각 요구가 나왔던 터라, 장기간 주가 하락세에 놓인 LG유플러스가 행동에 나설 시점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소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LG유플러스가 보유한 자사주는 678만3009주로 지난 2021년 6월 1000억 규모로 취득했다. 다만 자사주 규모는 전체 주식수 4억3661만주 대비 2% 남짓으로 소각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를 보기 위해서라면 추가 매입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LG유플러스는 과거 다량의 자사주 소각을 이행해 주가 부양 효과를 누린 적이 있다. 지난 2012년 8월 전체 주식의 15.19%에 해당하는 자사주 7800만주를 소각했다. 소각 금액은 총 6687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5000원 중반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후 상승 탄력이 붙어 이듬해 1만3000원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내년 3월까지 임기 반년만 남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입장에서도 연임에 도전하기 위해선 주가 부양 기회를 연내 만들어내는 것이 유리하다. 황 대표는 취임 후 매년 LG유플러스의 연속 최대 실적을 이끌었지만, 올해 보안상 허점을 드러내 고개까지 숙인 만큼, 주주들에게 확실한 경영 적임자임을 강조할 필요성이 있는 셈이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회사 출범 이후 첫 영업이익 1조원 돌파 발표 등 주가 반등 기회가 있었지만 해킹과 고객 정보 유출 시기와 맞물려 오히려 주가는 하락했다. 2월 초 실적 발표 시점이 5차례 디도스(DDoS) 공격과 약 3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맞물린 탓에 최대 실적 쾌거를 거두고도 주가 반등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LG유플러스의 주주환원 강화 기조에서 주가 부양이라는 막중한 사명을 안고 합류한 여명희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도 자사주 소각은 매력적인 카드로 꼽힌다. 앞서 여 CFO는 선임 직후 진행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수익 성장 등 경영 목표를 달성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통신 경쟁사들이 앞다퉈 기업가치 제고를 외치며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도 LG유플러스에겐 상당한 부담 요소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지난 달 27일 SK텔레콤은 내년 1월까지 3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사들이고 이중 2000억원 상당을 소각할 예정이라고 발표해 전거래일 대비 3% 가량 주가 부양하는 효과를 거뒀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 중 상대적으로 자사주 소각을 활용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한 곳으로 평가 받는다. SK텔레콤은 2년 전에도 SK스퀘어 분할을 앞두고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막기 위해 2조600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자사주 869만주를 소각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10.8% 규모였다.
김영섭 전 LG CNS 대표를 내정해 경영 공백 위기를 만회하려는 KT도 이달 10일 주가 부양에 대한 약속으로 다량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다. KT는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마치고 1000억원어치를 소각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1.13%에 해당한다. KT가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021년 약 1000억원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이후 아직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정해진 계획이 없다"며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중간배당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배당성향을 40% 이상으로 변경하는 등 주당 배당금을 증가하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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