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고 신용등급 내리고’ 커지는 경기 둔화 우려

강봉진 기자(bong@mk.co.kr)

입력 : 2023.09.15 10:51:05 I 수정 : 2023.09.15 11:00:47
10년 등 중장기 국채금리 연중 최고수준
변동 없던 CD·CP금리도 상승으로 꿈틀
저축은행 이어 미디어·유통 등급전망 하향
고공행진중인 금리가 경기에 부담 주는듯
‘9월 위기설’ 과도한 우려 경계해야 의견도


국고채 3년, 10년 연중 금리 추이.<자료=금융투자협회>
국내 중장기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가운데 단기자금시장 금리도 오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 업종인 저축은행은 물론이고 미디어, 유통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이 하향조정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이후 국고채 금리는 연중 최고수준에 거의 근접했다. 14일 기준 만기별 현재 금리와 연중 최고금리는 3년(3.836%·3.878%), 10년(3.917%·3.986%), 30년(3.747%·3.852%)다.

기업어음(CP·A1급 91일물) 금리는 3.99%에서 두달여간 변동이 없었으나 지난 11일 4%로 올라섰고, 양도성예금증서(CD·AAA급 시중은행 발행 91일물 기준) 금리도 크지는 않으나 하루나 수일에 걸쳐 1bp(0.01%포인트)씩 오르고 있다. 이날도 CD금리는 전날에 비해 1bp 오른 3.76%에 마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더케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렸다.<자료=나이스신용평가>
부동산 PF 관련 우려 업종으로 꼽히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을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일 더케이저축은행(BBB)과 페퍼저축은행(BBB)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해당 저축은행은 2023년 들어 적자전환한 가운데 6월말 기준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 7%를 넘어섰다”며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자산건전성 저하위험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6~7월에도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키움저축은행(A-), OK저축은행(BBB+), 웰컴저축은행(BBB+), 바로저축은행(BBB+)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한국기업평가는 JTBC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렸다.<자료=한국기업평가>
경기 민감업종인 미디어, 유통업종에서도 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 하향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들어 JTBC(BBB)와 SLL중앙(BBB+)의 등급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편해창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JTBC에 대해서는 “광고시장 위축 등으로 영업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손실 누적과 차입금 증가로 재무 레버리지 부담이 가중됐다”며 “단기간내 영업현금창출력에 기반한 재무안정성 개선여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SLL중앙에 대해서 “자회사 손실 발생 등으로 영업적자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지분 투자와 제작비 부담 가중 등으로 차입부담이 확대되고 있으며 단기간내 유의미한 수준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자료=한국기업평가>
한국기업평가는 또한 지난 1일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강등했다. 장미수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부진한 영업실적이 지속되고 있다”며 “재무부담이 과중하고 중단기간내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주요국 경제지표 서프라이즈 지수는 경기 모멘텀 둔화를 시사중이다.<자료=하이투자증권>
금리가 이처럼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경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두워지고 있다”며 “주요국 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금리인상 사이클의 누적효과가 경기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9월 위기설’과 같은 경제 위기론은 자기실현적 성격을 갖는만큼 과도한 우려를 통해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장기화와 지방·투자용 부동산 수요의 미진한 회복세를 고려할 때 PF 경계감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도 “‘9월 위기설’과 같은 과도한 우려가 지속될 경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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