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얼음이냐, 고드름이냐 그 차이…착한 다이아몬드라 불러주세요”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입력 : 2023.09.29 21:00:00
[인터뷰] 강성혁 KDT다이아몬드 브랜드 총괄 실장


강성혁 KDT다이아몬드 브랜드 총괄 실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KDT다이아몬드 본사에서 매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제공=KDT다이아몬드]


“천연 다이아몬드가 고드름이라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냉동실 각얼음이예요. 양식 진주랑 천연 진주랑 큰 차이 없죠.”

강성혁 KDT다이아몬드 브랜드 총괄 실장은 22일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KDT다이아몬드는 지난 2021년 국내 최초(세계 8번째)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개발에 성공했으며, 올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CVD(화학기상증착법) 생산 관련 특허를 획득한 업체다.

강 실장은 올해 3월 KDT 다이아몬드가 론칭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ALOD(알로드)의 CEO(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보석류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에게 생소한 단어일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양식 진주와 비슷한 원리로 제작된다.

천연 다이아몬드를 얇게 커팅한 다이아몬드 시드(오른쪽)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원석(왼쪽).[사진=김현정 기자]


먼저 천연 다이아몬드를 사각형 모양으로 얇게 커팅한다. 이를 다이아몬드 씨앗(시드)이라 부르며, 메탄가스와 수소가스를 넣고 섭씨 1000도의 플라스마로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메탄가스에서 떨어져 나온 탄소 원자가 다이아몬드 씨앗에 달라붙기 시작하며, 채굴된 천연 다이아몬드와 같은 탄소결정 구조로 다이아몬드가 자라게 된다. 이는 정육각형의 유리조각과 비슷한 형태인데, 이것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원석이다. 이를 정밀하게 연마·세공하는 과정을 거쳐 반짝거리는 보석의 형태로 가공한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 화학적, 광학적으로 100% 동일하다. 100시간에 1mm에서 1.3mm 정도 자라나고, 다이아몬드 1캐럿을 가공할 수 있는 원석을 만드는 데 40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와 천연 다이아몬드는 감정사도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다. 감정사이기도 한 강 실장은 “현미경으로 다이아몬드를 살펴봐도 100% 천연인지, 랩그로운인지 보장할 수 없다”며 “천연 다이아몬드의 경우 지구 멘틀층에서 만들어져 미립의 물질이 포함돼있는데 특수 첨단 형광장비로 구분한다”고 부연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역시 천연과 마찬가지로 4C로 등급을 구분한다. 4C는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결정하는 4가지 요소로, 커트(가공), 컬러(색상), 투명도, 캐럿(중량)로 구성된다.

강 실장은 “인공적으로 만들어도 다 똑같은 등급의 다이아몬드는 아니다”라며 “진공 상태에서도 조그만 원소가 자랄 수 있고, 높은 열에서 탄소 원자가 분리가 안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로 F컬러에 VS2 등급의 랩그로운 다이아를 생산하고 있다. F컬러는 무색으로 분류되는 등급으로 D, E, F순으로 D가 최상급이다. VS2는 현미경으로 10배 이상 확대했을 때 불순물이 조금 있는 상태다.

KDT 다이아몬드 매장에 비치된 가장 비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3캐럿 크기로 가격은 22일 시세로 1114만원이다.[사진=김현정 기자]


소비자의 가장 큰 관심사인 가격은 1캐럿 기준 천연다이아몬드의 5분의 1 수준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가격을 베이스로 움직이며, 국제 다이아몬드 시세의 영향을 받는다. 2캐럿의 경우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가격이 10배까지도 저렴하게 책정되기도 한다.

최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하이엔드 주얼리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강 실장은 “프랑스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가 거느린 태그호이어는 까레라 시계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토탈 11캐럿 박은 제품을 내놓았다”며 “11억원에 팔고 있는데 천연 다이아몬드의 가격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전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성장세에 힘입어 KDT다이아몬드는 인도 현지에 공장을 설립했다. 올해 11월 초 착공에 들어가 내년 3월 초 준공 예정이며, 공장 설립 첫 해 3만6000캐럿, 향후 연간 10만캐럿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개발 중인 삼각 다이아몬드. 추후 알로드컷으로 명명할 예정이다.[사진=김현정 기자]


현재에서 국내에서 KDT다이아몬드가 생산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취급하는 거래처는 100여곳에 달한다. ALOD 브랜드 출시 초기 30곳에서 반년만에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강 실장은 “천연 다이아몬드는 광산에서 채굴된 원석을 가공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비윤리적 노동착취 문제가 계속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연구실(Lab)에서 키워(Grown) 만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롭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연가죽대신 비건 가죽, 페이크퍼가 각광받고 있듯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도 하나의 테마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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