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베이비스텝’ 결정, 고금리 강조했지만…AMD·테슬라·메타 급등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입력 : 2023.02.02 07:00:44
FOMC “기준금리4.50~4.75%”
나스닥 2%·필라델피아반도체 5%↑

메타, 호실적·자사주 환매 등 발표
시간 외 거래에서 17% 급등 눈길

국채 수익률·달러 값·금 값 하락


1일 기자회견 중인 파월 의장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정책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1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했습니다. 투자자들은 AMD와 엔비디아, 테슬라 등 기술주를 집중 매수했습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25bp(=0.25%p)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기존 4.25~4.50%에서 4.50~4.75% 로 올라섰습니다. 앞서 작년 12월 FOMC 회의 때 연준은 기준금리를 50bp 올리기로 결정해 직전 회의 때(75bp)보다 인상폭을 줄여왔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추가로 기준금리를 두 번 더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시장은 연준이 오는 3월 경제전망(SEP) 겸 FOMC 정례회의에서 물가와 성장 전망을 수정하고 금리 인상 횟수를 줄일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입니다.

1일 뉴욕증시


1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상승폭이 큰 순서대로 보면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각각 5.19%, 1.99% 올랐습니다.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1.05%, 0.03% 상승했습니다.

메타 주가 흐름


 개별 종목을 보면 이날 폐장 직후 호실적을 발표한 메타(META↑2.79% ) 주가가 시간 외 17% 가량 급등해 거래됐습니다. 회사가 호실적과 더불어 긍정적인 매출 가이던스, 그리고 자사주 매입 증액을 발표한 영향입니다.

지난 분기 메타의 주당 순이익(EPS)는 2.26달러로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76달러)를 넘겼고 매출은 321억7000만달러로 역시 예상(315억3000만달러)를 웃돌았습니다. 회사는 다음 분기 매출 목표치를 260억~285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예상(271억)보다 많았습니다. 일일 활성 사용자(DAU)와 사용자 대비 매출액은 각각 20억명과 10.86달러로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집계한 예상치(19억9000만명, 10.63달러)보다 많았습니다. 이날 메타는 또 자사주 매입 규모를 400억 달러 증액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도체 관련주 반등세도 두드러졌습니다. 전날 호실적을 발표한 AMD 는 하루 만에 주가가 12.63% 급등해 1주당 84.6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엔비디아(NVDA) 역시 7% 넘게 주가가 올라섰습니다. 반도체 관련주는 작년까지만 해도 경제 침체에 따른주 성장주 매도세와 첨단 반도체 수요 둔화 예상 탓에 낙폭이 컸는데 올해 들어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폭을 줄이면서 저점 매수세가 밀려드는 분위기입니다.

이날은 테슬라(TSLA ↑4.74%) 주가도 급등했습니다. AMD 와 엔비디아, 테슬라는 개인 투자자 선호 종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날 개인 투자자들이 연준 금리 결정과 기자회견 내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해당 종목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아마존 전기차’ 리비안( RIVN ↑ 1.60%)은 이날 회사가 전체 인력의 6%를 추가로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해고 이유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 흐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특히 전기차 가격 경쟁이 위협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었기 때문에 발표 직후 낙폭이 커졌다가 FOMC 발표와 기자회견 이후 매수세가 확대됐습니다.

글로벌 물류업체 페덱스(FDX ↑4.26%) 는 성장주가 아니지만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이날 회사 경영진이 내부 문서를 통해 고위 임원 포함 전세계 직원 10% 이상을 해고할 방침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비용 절감’ 기대가 매수세로 이어졌습니다. 페덱스 측은 운송량 감소에 따른 매출 압박을 이유로 이미 작년 6월 이후 미국 등에서 1만 2000명을 해고한 바 있습니다.

이날 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 나선 파월 의장은 “상품 부문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둔화)가 시작됐다”면서도 경제 환경 불확실성을 들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오는 3월 SEP 겸 FOMC 회의에서 달라진 경제 데이터를 토대로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은 오는 3월에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1번만 올린 후 동결 혹은 인하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지난 12월 전망에 따라 올해 인플레이션율이 3%일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면서도 “다만 생각보다 물가가 빠르게 둔화되면 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사이클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상 중단 시점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물가와 임금 간 악순환 가능성이 낮아졌고 사람들의 인플레 기대치가 잘 고정되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서비스 부문 물가가 여전히 오르고 있다면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중에서도 식품·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 PCE, 특히 서비스 부문 근원 PCE 물가지수를 눈여겨 봐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FOMC 성명문에서는 이전과 달리 크게 세 가지가 삭제됐습니다. 첫째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요·공급 불균형,둘째 러시아·유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 및 이로 인한 글로벌 경제 활동 불확실성, 셋째 (팬데믹으로 인한) 공공 보건 리스크 에 관한 부분이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주요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급락했습니다. 대표적인 단기물인 3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4bp 떨어진 4.66%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2bp 떨어진 4.09%,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3bp 떨어진 3.39%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 56분 기준 0.93% 하락한 101.14를 기록했습니다.

상품시장에서는 금 3월물 가격이 전날보다 0.13% 떨어져 1트라이온스당 1934.3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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