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이어 케이뱅크도 백기...연초 이어지는 상장 철회

조윤희 기자(choyh@mk.co.kr)

입력 : 2023.02.02 17:07:38
K뱅크 사옥.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결국 연내 코스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고 비교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시점을 보류한 것으로 해석된다.

2일 케이뱅크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케이뱅크는 “시장 상황과 상장 일정 등을 토대로 적절한 상장 시기를 검토해왔으나, 대내외 환경으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 등의 상황을 고려해 상장 예비 심사 효력 인정 기한 내에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KT, 비씨카드 등 케이뱅크 주요 주주들은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근 결국 상장 시점을 늦추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심사 승인 효력은 다음달 20일까지다. 이를 위해 오는 7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이를 3영업일가량 남겨둔 상황이었다.

상장 추진 초기 8조원까지 거론됐던 케이뱅크의 몸값이 실제 시장에선 4조원 이하로 평가받으면서 상장을 무리하게 추진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내부 의견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또 케이뱅크가 비교 기업으로 삼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기업 가치 산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의 이날 종가는 2만8100원으로 공모가였던 3만9000원을 밑돌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IPO를 지속 준비하고 적기에 재추진할 예정”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케이뱅크의 상장 철회 조짐은 연초부터 감지됐다. 올 초에는 해외기관투자자 모집을 위한 해외공모투자설명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미 상장을 철회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케이뱅크 정도 규모의 대어가 해외 투자를 유치하지 않고 원하는 몸값을 받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에 이어 케이뱅크까지 코스피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IPO 시장의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 컬리는 지난 달 상장 철회 의사를 밝혔다. 컬리는 지난 2021년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 IPO)에서 기업가치를 4조원 수준으로 인정 받았으나 계속해서 몸값이 깎였다. 골프존카운티도 사실상 상반기 상장이 어려워 한파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고금리에 유동성이 말라붙고 주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거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 입성을 준비 중인 이커머스 업체 오아시스가 ‘조단위 ‘대어’로는 유일하게 연초 증시 입성을 앞두게 됐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상장 후 주가 향방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오아시스는 오는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4~15일 일반 청약을 거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대표주관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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