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결산] [현대자동차그룹] ③ 실마리 못 찾는 중국…아세안 역량 강화
입력 : 2023.12.13 16:12:28
제목 : [30대 기업 결산] [현대자동차그룹] ③ 실마리 못 찾는 중국…아세안 역량 강화
판매 회복 요원 속 지분법손실 확대…공장 매각·라인업 재조정 병행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에 핵심거점 구축…신시장 개척 '총력'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주력사인 현대차와 기아가 분기 최대실적을 연거푸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펼쳤다. 외형 성장은 물론 내실 개선도 이루며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표면적인 성과와 달리 내제된 과제도 적지 않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전동화 사업의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고질적으로 부진한 중국과 러시아 지역의 공장 매각과 사업 재편 등 해법 찾기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중대재해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다. 그룹 산하 계열사 현대건설 등에 더해 기아 소하리 공장의 연이은 근로자 사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검찰의 KT 수사와 연계된 리스크도 상존한다. 정의선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현대오토에버의 서정식 대표가 자진사임하는 등 향후 임원인사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높다. 톱데일리는 현대차그룹의 올해 성과와 과제 그리고 그룹을 둘러싼 주요 리스크 요인들을 짚어 본다.
[톱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도 주요 시장인 중국 지역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여전히 체질개선을 위한 준비단계에 머무르는 데 그쳤다. 그룹 차원의 재정비를 꾀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의 올해(3분기 누적 기준) 중국 권역 판매(이하 도매판매 기준)는 17만5358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 판매는 5만7700대로 15.1% 줄었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 부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6년까지 현대차는 연간 판매량 100만대, 기아는 60만대 이상을 줄곧 유지하며 시장 내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 등으로 2017년 이후 점유율 하락과 판매량 감소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 못지 않은 거대시장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대차그룹이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입지 재구축을 위해 ▲현지화 연구·개발(R&D) 강화 ▲전동화 상품 라인업 확대 ▲수소연료전지 기술 사업 본격화 및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 ▲브랜드 이미지 쇄신 등을 골자로 한 체질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내 판매 라인업을 13종에서 현재 8종으로 축소하는 한편,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가 차종 위주로 재편한 게 일례다.
성과는 아직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차의 베이징현대(BHMC) 관련 지분법손실 규모는 약 1838억원으로 전분기(약 1222억원) 대비 약 616억원 확대됐다.
이에 현지 공장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내 공장 규모를 기존 5개에서 2개로 축소하는 게 골자다. 판매 위축 속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정리가 불가피한 까닭이다. 현대차는 궁극적으로 2개 공장만을 가동해 이를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시장 수출 확대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아의 상황도 좋지 않다. 여전히 시장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는 중국법인(KCN)의 완전자본잠식 등 경영악화가 잇따르면서 운영자금 대출을 위해 3억1335만달러(한화 약 4133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기아의 중국 시장 전략 역시 전동화다. 전동화로의 전환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시장인 중국에서 단기간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경 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아는 2027년까지 6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의 부진은 그룹 산하 계열사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제철은 중국 법인 '현대스틸 베이징 프로세스'와 '현대스틸 충칭'의 매각에 나선 게 일례다. 이들 법인은 자동차 강판을 재가공해 현대차와 기아의 베이징공장과 충칭공장에 납품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아세안 시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타 지역의 부진을 상쇄하려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공장 양산에 이어 올해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준공, 태국 현지법인 설립 등 아세안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최근 성 김(Sung Y. Kim) 전(前) 주인도네시아 미국대사를 자문역에 위촉한 데 잘 드러난다. 성 김 전 대사는 2011년 주한국, 2016년 주필리핀, 2020년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를 연이어 맡으며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3개국의 미국 대사를 역임했다. 현대차그룹은 성 김 전 대사를 통해 그룹의 국외시장 전략과 글로벌 통상 및 정책 대응 전략, 대외 네트워킹 강화를 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교두보를 아세안 지역에 건설하고 있다. 최근 준공한 글로벌 혁신센터(이하 HMGICS)가 대표적이다. HMGICS는 싱가포르 주롱 혁신지구 내 약 4만4천㎡(1만3천평)의 부지에 연면적 약 9만㎡(2만7천 평),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됐다.
정의선 회장은 HMGICS를 전동화 시대 50년을 선도하기 위한 결정이자, 그룹 혁신의 양대축(울산 EV 전용공장)이라고 평가했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의 ▲지능형, 자동화 제조 플랫폼 기반 기술 혁신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중심 제조 혁신 ▲고객 경험 기반 판매 모델 구축 등 비즈니스 혁신 등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실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담당한다.
역량 강화를 위한 국외 거점 구축 비중에서 인도네시아도 빠질 수 없다. 현대차는 아세안 권역 내 자사의 첫 번째 완성차 생산거점인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아세안시장 공략에 나서 현지 선도 브랜드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자동차 브랜드 중 최초로 EV(아이오닉5) 현지 생산과 판매체계를 구축하고, 충전 인프라 확장 등에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셀 합작공장(HLI그린파워, Hyundai LG Indonesia Green Power)도 건설했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현지에 건설한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현재 시험생산을 거채 내년 배터리셀 양산을 앞두고 있다. 내년 배터리셀 양산이 본격화하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배터리셀부터 완성차까지 현지 생산·판매 체계를 갖춘 유일한 브랜드가 된다.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서의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GM인도법인(GMI)의 탈레가온 공장 인수에 나섰다. 연간 약 13만대 수준의 완성차 생산능력을 보유한 해당 공장을 단계적 설비 개선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시장점유율(14.5%) 2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현지 생산체계 구축도 타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통해 주력 제품군인 내연기관 모델의 생산능력이 추가로 확보되는 만큼,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첸나이 공장이 위치한 타밀나두주(州)와 협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10년간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생산설비 현대화 등에 2000억루피(한화 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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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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