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작년 실적 발표 밥캣·에너빌리티 등 계열사 수주 호조로 실적 좋아져 CJ ENM 영업이익 54% 감소 TV 광고 매출 급감한 탓 신작 부진·마케팅 비용 증가 넷마블 10년 만에 영업적자
두산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두산은 지난해 매출액 17조538억원과 영업이익 1조1283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32%, 22.5% 늘어난 수치다. 두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3년 만이다. 두산의 호실적은 주요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30%를 보유 중이며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지분 51%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발표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5조4433억원, 영업이익은 1조1073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5% 늘었고 영업이익은 27.4% 증가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중단사업손익, 자회사 주식평가 손실 등 일회성 요인으로 적자 전환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1년 수주한 프로젝트가 매출에 반영됐으며 대형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 매출이 증가한 것이 실적 반등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자회사를 포함한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 수주액(누계 기준)은 7조5842억원으로 2021년 대비 19.6% 늘었다. 수주 잔액도 전년에 비해 7.6% 성장한 14조4821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주한 주요 프로젝트는 1조원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주·단조 공장, 해수담수화 플랜트, 괌 복합화력, 이집트 원전건설·장기 유지보수 계약 등이 있다.
CJ ENM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53.7% 감소했다고 9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4조7922억원으로 34.9%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은 1657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2021년 당기순이익은 2276억원이었다.
광고주들이 금리 인상을 우려해 마케팅 예산을 줄이면서 TV광고 매출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CJ ENM은 "지난해 초부터 콘텐츠 지식재산권(IP) 투자를 늘린 점도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며 "다만 콘텐츠 자회사 피프스시즌 매출(연결기준)이 포함됨에 따라 매출 규모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부문별 분기 실적을 보면 영화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469.3% 증가한 186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국내 박스오피스 부진 속에서도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7.6%,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부가판권 매출이 668.6% 증가했다.
피프스시즌 영화 매출 773억원도 반영되며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음악 부문 매출은 1715억원,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가수 임영웅의 월드투어와 '2022 MAMA 어워즈' 등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미디어 부문 매출은 '슈룹' '환혼: 빛과 그림자' 등 프리미엄 IP 확대에 따른 콘텐츠 판매와 티빙 매출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0% 증가한 7287억원을 기록했다. 커머스 부문은 4분기 매출 3769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을 올렸다.
넷마블이 지난해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적자를 낸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신작 흥행 부진과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이 컸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2조6734억원, 영업손실 1044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 줄어든 6869억원을 올렸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8억원으로 집계됐다. 넷마블은 지난해 1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 중이다.
지난해 기대작으로 꼽혔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이 흥행을 거두지 못한 데다 2조5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소셜 카지노 업체 '스핀엑스' 성장세가 더뎌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기욱 넷마블 각자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다수의 신작 흥행 부진으로 지난해 실적이 저조했고 시장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했다"며 "올해는 선택과 집중, 철저한 비용 관리에 따른 체질 개선으로 경영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올해 신작 출시와 중국 게임사업 본격화로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그랜드크로스 W' '신의탑: 새로운 세계'는 상반기에 내놓을 계획이고 하반기에는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원탁의 기사' 등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