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대한항공 직격 …"마일리지 빛 좋은 개살구"

박동환 기자(zacky@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입력 : 2023.02.16 17:32:36
"역대급 실적에도 고객 뒷전"
대한항공, 다음주 대책 발표
보너스 좌석 확대 방안 검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오는 4월 시행을 앞둔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대한항공이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고객은 뒷전인 것 같다"며 작심 비판했다. 대한항공은 4월부터 장거리나 좌석 등급이 높으면 마일리지 차감 폭을 크게 하는 내용으로 마일리지 개편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16일 원 장관은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대한항공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소위 '빛 좋은 개살구'다. 코로나로 지난 3년간 쓸 엄두조차 못 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항공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번 개편안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와 진짜 개선이 필요하고, 사용 수요에 부응하는 노선과 좌석도 보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한항공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19년 마련했던 마일리지 개편안을 4월부터 시행하려 했지만, 소비자 반발이 거센 데다 정부에서도 경고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다음주 초에 마일리지 보너스 좌석을 기존 '5% 이상'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너스 좌석의 구체적 비중은 국토부와 협의 중인 단계다. 그동안 비수기에는 마일리지 보너스 좌석이 5%를 상회했지만, 성수기에는 5%를 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장 개편안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보너스 좌석과 항공권 발권 시기를 확대해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원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을 당시 부과했던 조치와 어긋나게 돼 기업 결합 이후 문제 소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공정위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제도를 불리하게 바꿔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그러나 2019년 개편안 발표 직후 공정위는 소비자단체와 법무법인 신고를 받았고, 마일리지 약관에 불공정 조항이 있는지 심사 중이다.

[박동환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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