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글로벌 1위 2차전지 업체인 중국 CATL이 배터리 가격 인하에 나섰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CATL은 배터리 구매량의 80% 이상을 CATL 배터리로 사용하는 고객사에 한해서 오는 3분기부터 3년간 가격을 낮추기로 했습니다. 사용하는 배터리의 80% 이상을 CATL로부터 받아야 한다는 조건으로 인해 실제로 할인 혜택을 누릴 곳은 니오, 리오토 등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CATL이 제시한 할인 규모는 탄산리튬 가격 기준으로 톤당 20만위안 수준으로 낮춰 제공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현재 탄산리튬 가격이 톤당 40만위안 이상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50%가 넘는 할인 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 배터리 셀 가격을 이렇게 할인해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원가가 발생하는 다양한 품목 중 리튬에 대한 가격을 깎아주겠다는 의미 정도로 봐야합니다. 삼성증권이 투입 원가 비중, 메탈 가격 등을 통해 추산한 결과 셀 가격 하락 폭은 14% 정도로 추정됩니다.

특히 CATL은 재료 공급선에 대해 공급가를 약 10% 낮추라고 통보했다고 전해졌습니다. 현재 전기차 밸류체인은 전기차 기업, 배터리 셀 기업, 배터리 소재·부품 기업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중간에 위치한 CATL이 전기차 기업엔 저렴한 배터리를 제안하고 소재·부품 기업들엔 단가 인하 압박에 나서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리튬 채굴업체들인 앨버말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약 9.67% 급락했고 리벤트도 약 9.96% 폭락했습니다.

CATL의 가격 할인이 K-배터리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소식은 정치적인 이슈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라며 “CATL은 포드와 미국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당국으로부터 기술 전수에 대한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번 할인은) 이를 만회하기 위한 이벤트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K-배터리의 펀더멘털에 대해선 긍정적인 소식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K-배터리가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기차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기차 시장이 큰 유럽에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K-배터리 기업들이 이를 미국에서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진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유럽의 1월 전기차 판매량은 14만5000대로 전년 동월(15만6000대) 대비 7%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미국은 1월 전기차 판매량 8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51% 급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럽은 압도적 1위 시장인 독일의 보조금 축소, 노르웨이의 전기차 구매세 및 부가세 부활 등의 이슈로 인해 전기차 판매량이 부진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독일의 경우 보조금을 축소하기 직전인 지난 11월부터 전기차 판매 급증이 있었던 만큼 올해 1분기까진 부진이 예상됩니다. 전기차 잠재 구매자들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던 시기에 대부분 구매를 마쳤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미국은 테슬라 가격 인하 효과로 전기차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반기로 갈수록 포드, GM, 테슬라가 모두 신규 모델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제공하는 보조금 효과도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성장이 더 기대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