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 특강] "창업가는 다양한 교류 통해 아이디어 얻어야"

오재현 기자(ohhhhho@mk.co.kr)

입력 : 2023.02.20 16:50:38
조현선 핀테라퓨틱스 대표 한양대서
美박사후연구원 실리콘밸리서
헬스케어 기업 10여 곳 설립
문제의식 갖고 기술 찾았다면
작업물 만들어 테스트해보고
서비스·제품 타깃 탐색해야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안정보다는 모험을 택하고,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창업가 DNA가 필요하다."

플랫폼 기술 기반의 바이오 신약 개발 업체 핀테라퓨틱스 설립자인 조현선 대표가 최근 한양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매경CEO 특강에서 자신의 창업 경험을 공유했다.

조 대표는 서울대에서 생명과학부와 화학부를 복수전공한 뒤 동대학원에서 비만과 당뇨병 메커니즘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에서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실리콘밸리에서의 수차례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 핀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조 대표는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던 UCSF 주변에는 UC버클리, 스탠퍼드대 등 유명 대학들이 있었다"며 "이들 대학의 박사과정생이나 박사후연구원들과 모임을 가지면서 연구자 간에 네트워크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삶에 바이오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목표로 '임베드바이오(EmbedBio)'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했다"며 "임베드바이오는 다양한 회사를 세우고 투자를 지원하는 '컴퍼니 빌더'형 회사였는데 당시엔 매우 생소한 콘셉트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베드바이오를 운영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꾸준히 토론했는데 거기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로 헬스케어 회사를 10개 넘게 설립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스타트업을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팀'이라고 정의하면서 기술 창업을 하려면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는지 설명했다. 그는 "기술을 적용하기 전에 먼저 어떤 문제 해결이 필요한지 분석해야 한다"면서 "이후에 아이디어를 토대로 가설을 세운 다음, 약간의 초기 자금을 가지고 가설을 해결할 수 있는 힌트가 되는 작업물(프로토타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 작업물을 고객들이 좋아하는지,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지를 아주 작은 단위부터 테스트해본 뒤 추가 자금을 투입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고객을 찾기 위한 방법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그는 "내가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타깃을 짚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버처럼 고객의 불편 사항을 발견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1유형, 아마존 배송같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찾아 제공하는 2유형,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의 등장처럼 고객들조차 몰랐던 제품을 만들어낸 3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아이디어를 떠올려 실제와 연결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는 "원래 공부했던 헬스케어 분야에서 향후 글로벌 트렌드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봤다"며 "당시엔 애플리케이션(앱) 기술이 크게 발전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암호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떠올렸던 아이디어 중 일부는 비용을 절감하며 신약을 개발하는 방법, 질병 치료 전에 예방을 위한 것, 식량난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 등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발상은 처음엔 지나치게 대담하다고 여겨지기도 했지만 팬데믹 이후로 앱을 통한 재택 치료 등 논의가 활발해진 분야도 많다"고 덧붙였다.

핀테라퓨틱스는 단백질 분해에 기반한 바이오 신약 개발 업체다. 핀테라퓨틱스는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대웅제약, 삼진제약과 단백질 분해 기술 신약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다. 프로탁(PROTAC)이라고도 불리는 TPD 기술은 세포 내 단백질 분해시스템을 활용해 원하는 단백질을 특이적으로 분해하는 신약 개발 플랫폼이다. 기존 저분자 화합물 치료제가 단백질 기능을 억제했다면 TPD 신약은 질병의 원인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제거하기 때문에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기존에는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저해하는 방식이었지만 핀테라퓨틱스는 해당 단백질 자체를 없애거나 분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기본 콘셉트로 삼고 있는 것이다. 핀테라퓨틱스에서는 한국 본사와 중국, 미국 지사를 합쳐 70~75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조 대표는 투자가 워런 버핏의 "나보다 나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다. 그러면 좋은 행동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는 말을 인용했다. 그는 "자신과 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려 노는 것만으로도 많은 배움이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며 다양한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오재현 기자 / 오지은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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