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엔비디아 관련주 한미반도체, HBM 장비 공급 AI 호황에 매출 상승세 지속 올해 200% 넘게 오른 슈마컴 "성장성 좋지만 너무 비싸"
◆ 엔비디아 시대 ◆
엔비디아의 주가 랠리에 힘입어 관련 밸류체인에 속한 반도체주들도 올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올해 들어 178% 올라 137% 오른 엔비디아의 상승률을 앞질렀다.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코스피가 1.67% 내린 29일에도 한미반도체는 3.8% 올라 신고가를 다시 경신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20위권 진입을 넘보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생산하는 TC본더는 열과 압력을 이용해 칩을 적층하고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장비로 HBM 생산의 핵심 장비다.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들이 모두 HBM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어 올해 말 HBM 생산량은 작년 대비 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체 HBM TC본더 시장점유율의 65%를 차지한 한미반도체의 매출과 이익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올해 한미반도체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72배로 엔비디아의 60배와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예상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2240원에서 내년 3150원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라 향후 추가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
엔비디아 관련주로서 SK하이닉스 역시 외국인들의 매수가 이어지는 종목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발 인공지능(AI) 특수에 따른 수혜주에 SK하이닉스를 포함했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SK하이닉스의 추가 주가 상승 여력이 33%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29일 엔비디아향 HBM 수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사상 첫 노조 파업 소식까지 나오며 전일 대비 3.09% 내린 7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가 이끄는 AI 반도체 랠리에 본격 속도가 붙기 시작한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엔비디아 관련주'로 알려져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 인기를 끌었던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최근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23~29일)간 한국 투자자들은 미국 서버 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주식을 총 1714만달러(약 233억8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을 기준으로 1위 퀄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폴 믹스 하베스트포트폴리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는 지난 27일 "당장은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주식을 추가 매수할 의향이 없으며 700~750달러가 되면 매수할 만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미국 재무부의 국채 입찰 수요 부진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자 29일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대거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43억원, 선물에서 1조542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금액은 지난해 7월 25일 1조3534억원 이후 최대치다. 이날 코스닥도 1.4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