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리튬 대장株' 앨버말·리벤트 흔들 … 장기투자 매력은 여전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입력 : 2023.02.21 17:31:04 I 수정 : 2023.02.21 18:07:45
입력 : 2023.02.21 17:31:04 I 수정 : 2023.02.21 18:07:45
리튬값 인하설 퍼지며
잘나가던 주가 직격탄
전기차 수요 탄탄한데다
소수 업체가 채굴 독과점
각국 '전략 자원'으로 관심
"시장 성장 잠재력 충분"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치솟던 리튬 가격이 주춤하고 중국 CATL의 리튬 가격 반값 인하 가능성에 글로벌 리튬 생산 업체의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리튬 업체는 작년 역대급 실적을 올렸지만 탈탄소를 위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리튬을 확보하려는 각 국가의 치열한 경쟁 속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전기차 2차전지 수요가 탄탄한 데다 리튬 산업이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장기적 투자 매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따르면 세계 1위 리튬 업체인 미국의 앨버말(ALB)은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하루 만에 주가가 9.7% 폭락했다. 다른 리튬 업체인 미국의 리벤트(LTHM)는 9.9%, 칠레의 SQM도 9.8% 급락했다.
이는 세계 1위 2차전지 업체인 CATL이 중국 전기차 업체에 리튬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춰 2차전지를 판매하겠다는 보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튬 업체 주가는 작년 하락장에서도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도 10~30% 추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이 같은 소식에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ATL이 배터리 구매량의 80% 이상을 CATL 배터리로 사용하는 고객사(니오, 리오토 등 중국 전기차 업체)에 한해 오는 3분기부터 3년간 탄산리튬 가격을 t당 20만위안 수준으로 낮춰 제공하겠다는 게 보도 내용이다. 현재 탄산리튬 가격이 t당 40만위안 수준인 점에 비춰보면 약 50%의 할인폭이다. 이 소식은 공식 확인되지 않았고 CATL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피하기 위해 포드와 합작으로 미국에 2차전지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하자 중국당국이 CATL의 기술 유출을 조사하겠다는 언급에 따른 CATL의 수습책으로 보인다.
최근 리튬 가격은 떨어지고 있는데 CATL이 하락세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중국 리튬 현물가격은 작년 11월 59만위안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2월 현재 39만위안 정도로 고점 대비 30% 넘게 떨어졌다. 하지만 좀 더 길게 보면 리튬 가격은 무섭게 올랐다. 작년 한 해 동안 리튬 가격은 1.8배 올랐고, 재작년 한 해 동안은 5.5배 올랐다.
앨버말의 사업 부문은 리튬과 브로민, 촉매제로 구성돼 있고 매출액 비중은 2022년 기준 각각 68.4%, 19.3%, 12.3%를 차지한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리튬의 매출액 비중이 41%였는데 68%까지 높아진 것이다. 리튬은 수산화리튬, 탄산리튬의 상태로 고용량 배터리 및 유리, 세라믹, 윤활유 등의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브로민은 난연제, 살충제 및 수은 감축에 쓰이고, 촉매제는 석유 정제 산업과 관련이 있다. 전 세계 70여 국가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고객사는 약 2100개에 달한다.
리튬 채굴 시장에서 앨버말의 점유율은 2020년 기준 22%이고, SQM은 20.8%, 중국의 간펑리튬은 17.3%, 리벤트는 6.1%로 과점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16일 발표한 앨버말의 작년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앨버말의 작년 매출은 리튬 가격·판매량 상승에 힘입어 전년 대비 2.2배 상승한 73억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2배 상승한 26억달러를 달성했다. 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8.62달러로 8.5배 증가했다. 시장 기대치를 0.25달러 상회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4분기 리튬 가격이 1년 전보다 4배 이상 상승했고 판매량이 82%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 가이던스도 공개됐는데 매출액 113억~129억달러, EPS 26~33달러로 시장 기대치(매출액 113억3000만달러, EPS 29달러)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J 켄트 마스터스 앨버말 최고경영자는 "우리의 성장 잠재력은 현재 전기차 시장의 기회 이상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증가하는 리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 배분에 대한 절제된 접근 방식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튬 가격이 단기간 내 상승 반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 하락이 전기차 생산량 증가로 이어져 리튬 생산 업체가 리튬 가격 하락을 판매량 증가로 만회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앨버말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내놨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핵심 소재라는 전략적 자원으로서의 리튬의 위상이 여전히 견고한 데다 앨버말은 연평균 성장률 30~40% 수준의 대규모 증설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앨버말은 시장 지배력을 보유한 기업이면서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한 편이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로 2019년 수준까지 하락해 있다.
리벤트는 세계 5위 기업이다. 작년 리튬 판매량은 2만3000tLCE 수준이다. 매출 비중은 2021년 기준 수산화리튬 49%, (의약품 및 시약에 사용되는) 부틸리튬 25%, 탄산 및 염화리튬 17%로 구성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향 판매가 약 70%를 차지한다.
SQM은 세계 2위 기업이고 뉴욕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SQM 매출 비중의 79%가 리튬 사업에서 나온다. 칠레는 전 세계 리튬 보유량 1위인데 리튬을 '전략 자원'으로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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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예 기자]
잘나가던 주가 직격탄
전기차 수요 탄탄한데다
소수 업체가 채굴 독과점
각국 '전략 자원'으로 관심
"시장 성장 잠재력 충분"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치솟던 리튬 가격이 주춤하고 중국 CATL의 리튬 가격 반값 인하 가능성에 글로벌 리튬 생산 업체의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리튬 업체는 작년 역대급 실적을 올렸지만 탈탄소를 위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리튬을 확보하려는 각 국가의 치열한 경쟁 속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전기차 2차전지 수요가 탄탄한 데다 리튬 산업이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장기적 투자 매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따르면 세계 1위 리튬 업체인 미국의 앨버말(ALB)은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하루 만에 주가가 9.7% 폭락했다. 다른 리튬 업체인 미국의 리벤트(LTHM)는 9.9%, 칠레의 SQM도 9.8% 급락했다.
이는 세계 1위 2차전지 업체인 CATL이 중국 전기차 업체에 리튬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춰 2차전지를 판매하겠다는 보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튬 업체 주가는 작년 하락장에서도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도 10~30% 추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이 같은 소식에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ATL이 배터리 구매량의 80% 이상을 CATL 배터리로 사용하는 고객사(니오, 리오토 등 중국 전기차 업체)에 한해 오는 3분기부터 3년간 탄산리튬 가격을 t당 20만위안 수준으로 낮춰 제공하겠다는 게 보도 내용이다. 현재 탄산리튬 가격이 t당 40만위안 수준인 점에 비춰보면 약 50%의 할인폭이다. 이 소식은 공식 확인되지 않았고 CATL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피하기 위해 포드와 합작으로 미국에 2차전지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하자 중국당국이 CATL의 기술 유출을 조사하겠다는 언급에 따른 CATL의 수습책으로 보인다.
최근 리튬 가격은 떨어지고 있는데 CATL이 하락세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중국 리튬 현물가격은 작년 11월 59만위안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2월 현재 39만위안 정도로 고점 대비 30% 넘게 떨어졌다. 하지만 좀 더 길게 보면 리튬 가격은 무섭게 올랐다. 작년 한 해 동안 리튬 가격은 1.8배 올랐고, 재작년 한 해 동안은 5.5배 올랐다.
앨버말의 사업 부문은 리튬과 브로민, 촉매제로 구성돼 있고 매출액 비중은 2022년 기준 각각 68.4%, 19.3%, 12.3%를 차지한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리튬의 매출액 비중이 41%였는데 68%까지 높아진 것이다. 리튬은 수산화리튬, 탄산리튬의 상태로 고용량 배터리 및 유리, 세라믹, 윤활유 등의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브로민은 난연제, 살충제 및 수은 감축에 쓰이고, 촉매제는 석유 정제 산업과 관련이 있다. 전 세계 70여 국가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고객사는 약 2100개에 달한다.
리튬 채굴 시장에서 앨버말의 점유율은 2020년 기준 22%이고, SQM은 20.8%, 중국의 간펑리튬은 17.3%, 리벤트는 6.1%로 과점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16일 발표한 앨버말의 작년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앨버말의 작년 매출은 리튬 가격·판매량 상승에 힘입어 전년 대비 2.2배 상승한 73억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2배 상승한 26억달러를 달성했다. 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8.62달러로 8.5배 증가했다. 시장 기대치를 0.25달러 상회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4분기 리튬 가격이 1년 전보다 4배 이상 상승했고 판매량이 82%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 가이던스도 공개됐는데 매출액 113억~129억달러, EPS 26~33달러로 시장 기대치(매출액 113억3000만달러, EPS 29달러)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J 켄트 마스터스 앨버말 최고경영자는 "우리의 성장 잠재력은 현재 전기차 시장의 기회 이상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증가하는 리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 배분에 대한 절제된 접근 방식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튬 가격이 단기간 내 상승 반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 하락이 전기차 생산량 증가로 이어져 리튬 생산 업체가 리튬 가격 하락을 판매량 증가로 만회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앨버말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내놨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핵심 소재라는 전략적 자원으로서의 리튬의 위상이 여전히 견고한 데다 앨버말은 연평균 성장률 30~40% 수준의 대규모 증설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앨버말은 시장 지배력을 보유한 기업이면서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한 편이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로 2019년 수준까지 하락해 있다.
리벤트는 세계 5위 기업이다. 작년 리튬 판매량은 2만3000tLCE 수준이다. 매출 비중은 2021년 기준 수산화리튬 49%, (의약품 및 시약에 사용되는) 부틸리튬 25%, 탄산 및 염화리튬 17%로 구성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향 판매가 약 70%를 차지한다.
SQM은 세계 2위 기업이고 뉴욕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SQM 매출 비중의 79%가 리튬 사업에서 나온다. 칠레는 전 세계 리튬 보유량 1위인데 리튬을 '전략 자원'으로 명시하고 있다.
※해외 증시와 기업 분석 정보는 유튜브 '월가월부'에서 볼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으면 '월가월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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