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경기둔화 우려 커져” 한은 기준금리 동결...年3.50%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입력 : 2023.02.23 09:51:48 I 수정 : 2023.02.23 10:01:39
올해 성장률 전망 1.7%→1.6%로
물가 전망도 3.6%→3.5% 하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 제공 =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이다.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금통위 개최 횟수 기준으로는 8회 만이다.

한은은 지난해 4월과 5월, 7월(빅스텝), 8월, 10월(빅스텝), 11월 이어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등 기준금리 인상 요인이 있지만, 고금리와 맞물린 국내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경기 부진, 정부의 경기둔화 진단 등을 더 크게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앞서 17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 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등 경기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기 둔화’ 진단은 지난달 ‘경기 둔화 우려 확대’에서 더 어두워진 판단이며, 2020년 코로나19 충격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첫 언급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경기 흐름이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에 대해 “한은보다 더 경기에 대한 우려 시각이 강하다”며 “오히려 지금 한은은 하강하는 국내 경기에 보다 집중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축되는 부동산 경기 요인 역시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라며 “현재의 부동산 경기 위축은 기준금리 인상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이 가계자산과 부채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한은으로서는 물가뿐만 아니라 금융안정을 동시에 고려하는 좀 더 유연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며 “국내 경기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이번 통화정책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여전한 데다 높은 물가 수준과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을 고려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언급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그간의 누적된 통화 긴축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도 한은은 매파적(기준금리 인상 선호)인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2023년 기준금리 예측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 연준의 긴축 기조와 국내 물가 불안으로 국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높다며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최고 연 4.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함께 발표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7%에서 1.6%로 낮췄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경제가 2% 미만의 성장률을 보인 것은 4차례 위기뿐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 외환위기였던 1998년(-5.1%), 오일쇼크가 왔던 1980년(-1.6%) 등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기존 3.6%에서 3.5%로 전망을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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