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국내 초·중·고생의 경제 이해도 점수가 60점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생활과 직접 관련된 경제 지식에 대한 이해도는 높았으나 경제 원리나 개념과 관련된 이해는 부족했다. 이에 정부는 실생활 사례 중심으로 경제 원리를 가르치는 등 교수법을 교사들에게 전파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가 23일 발표한 2022년 초·중·고 학생 경제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 평균 점수는 65점, 중학생은 58점, 고등학생은 57점을 각각 기록했다.

초·중·고 학생 경제이해력 조사는 경제교육의 성과․취약점을 파악하고 학교 경제교육 추진 방향을 정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020년 처음 실시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10월 4일부터 11월 11일까지 1만5000명의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2020년 조사 당시와 비교하면 평균 점수는 초등학생 7.3점, 중학생 8.4점, 고등학생 5.0점이 각각 올랐다. 학교 유형별로 나눠보면 특목고 평균 점수가 62.1점으로 가장 높았다. 일반고(58.2점), 특성화고(46.8점)가 뒤를 이었다. 이 순위는 2020년 조사 때와 동일하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 학생의 평균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세종은 초·중·고생의 점수 상위 5개 지역에 모두 포함됐다. 세종 학생의 평균 점수는 초등학생 68.0점, 중학생 60.1점, 고등학생 61.5점으로 모두 평균을 웃돌았다.

기재부는 점수 상승이 온라인 위주 수업에서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 데 따라 학습 피드백이 활발해진 덕분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여전히 평균 점수가 60점 내외로 높지 않은 만큼 경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봤다. 김만수 기재부 경제교육홍보팀장은 “평균 점수의 10% 내외 상승에도 불구하고 60점 내외에 머물렀다”며 “학업 성취도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활과 밀접한 전자상거래 등 관련 문항 정답률은 높았으나 경제학 기본개념·원리 문항 정답률은 비교적 낮았다. 고등학생의 문항별 정답률을 보면 전자상거래 관련 문항 정답률은 83.4%인 반면 비교우위(35.8%)와 경상수지(24.7%) 관련 문항 정답률은 20~30%대에 그쳤다.

이번 경제이해력 조사는 경제교육 실태 조사와 함께 이뤄졌다.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이 경제지식을 얻는 주된 방법은 초등·중학생은 학교수업, 고등학생은 TV방송이었다. 원하는 교육 방식은 초·중·고생 모두 체험 활동과 현장 견학이었다.

교사의 경우 60%가 넘는 이들이 경제 수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초등학교 교사의 69.3%, 중학교 교사의 70.6%, 고등학교 교사의 79.3%가 경제 수업 진행 시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어려움을 느낀 이유로는 자료 수집·선택의 어려움, 현실경제․경제 이론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주요 답변으로 꼽혔다.

절반이 넘는 교사들은 학교 내 경제교육 시간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교사의 64.9%, 중학교 교사의 55.7%, 고등학교 교사의 61.8%가 경제교육 시간이 모자라다고 응답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경제교육 진도율 100%를 달성한 경우는 30.7%에 불과했다. 60% 미만도 11.2%로 집계됐다.

절반 안팎의 교사(초등학교 74.5%, 중학교 50.2%, 고등학교 47.4%)는 최근 2년 이내 경제 수업 관련 직무 연수를 받지 않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는 체험형 활동을 가장 많이 선호하는 반면 고등학교 교사는 설명식 수업을 선호(33.9%)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정부는 학교에서의 경제교육이 중요하다고 보고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양적·질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이해도가 낮은 경제학 개념·원리에 대해 실생활 사례 중심 수업 구성을 확대하고 경제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수준별·주제별·유형별 맞춤형 경제교육 자료를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