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두고 주주제안 봇물...슈퍼개미 “농심 배당 늘려달라”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3.02.23 14:50:06
입력 : 2023.02.23 14:50:06

‘큰손 개인투자자’로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농심홀딩스 등 12개 상장사를 상대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달 26일 농심홀딩스에 액면분할과 주당 4000원 배당, ‘알짜’ 스타트업 인수 등을 요구했다. 농심 홀딩스는 지난 6일 주당 2500원, 총 116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는데 이보다 배당금을 40% 올려 달라 제안한 것이다.
박대표는 “이번에 주주제안을 한 12개 기업들은 주주환원율이 낮고 회사가 가치 대비 저평가 돼 있다고 판단한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농심홀딩스는) 일평균 거래량이 상장주식수 대비 0.04% 수준으로 낮아 환금성 결여로 시장 참여자들에게 소외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어 “기업 가치의 재평가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액면분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며, 이번 제 20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변경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현금 배당 증액을 요청한 배경에 대해서는 회사가 꾸준히 늘려온 이익잉여금을 들었다. 박 대표는 “회사가 이익잉여금을 2003년 97억원에서 2022년 3분기말 별도 기준 2812억원으로 꾸준히 늘려왔고, 주요 자회사들의 이익이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이 주당 2000원에 머물러있다”고 지적했다. 농심홀딩스는 2005년부터 결산 배당금을 주당 2000원으로 유지하다 올해 2500원으로 증액했다.
박 대표는 이밖에도 국보디자인·넥센·디씨엠·동원개발·신라교역·아이디스홀딩·케이티스카이라이프·한국경제TV·한국알콜 등 기업에도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요구했다. 보안전문그룹 아이디스홀딩스에 대해서는 자사주 보유 비율(12.73%)이 높다며 소각을 요구했고, 경쟁력이 있는 상장 자회사들의 가치를 시장에 알릴 수 있는 IR 활동 강화를 요청했다.
박 대표는 “낮은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 때문에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불명예를 얻었다”며 “기업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과 나누는 것이 많아지면 한국 증시가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제안은 늘어나고 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도 코스피 상장사 KISCO홀딩스에 주당 2000원 배당, 500억원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주주들로 구성된 주주연대는 KISCO홀딩스에 추천한 감사위원(심혜섭 변호사) 선임과 정관 변경 등을 제안하는가 하면 자회사 한국철강에도 주당 1000원의 배당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감사위원 선임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