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테무 모기업 핀둬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도 경영진 "성장 어렵다" 토로 하루만에 시총 73조원 증발 국내기업도 알테쉬 직격탄 이마트·신세계 등 줄하락
중국 초저가 전자상거래기업 테무를 거느린 핀둬둬 경영진이 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향후 매출 압박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면서 주가가 30% 가까이 급락했다. 2018년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후 일일 기준 최대 낙폭이다. 회사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550억달러(약 73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 경제 침체 경고음이 울린 것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핀둬둬 미국주식예탁증서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28.51% 떨어져 주당 1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회사가 올해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천레이 핀둬둬그룹 회장 겸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소비자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 글로벌 시장 환경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매출과 수익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하자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결과다.
자오자전 공동 CEO도 "전자상거래 산업 경쟁이 치열해진 것을 생각하면 지금과 같은 성장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비관론을 냈다.
경영진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지급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기가 아니며, 가까운 미래에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달 중국 부자 1위에 올랐던 황정(콜린 황) 핀둬둬 공동창업자는 주가 하락에 따라 순자산이 141억달러 줄어든 결과 4위로 순위가 밀려났다.
핀둬둬의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86% 급증한 970억6000만위안(약 18조142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144% 늘어난 320억1000만위안을 기록했다. 폭발적인 성장세지만 매출은 팩트셋 집계 기준 시장 전문가 기대치 평균(1001억7000만위안)을 밑돌았다. 핀둬둬 경영진의 비관론은 다른 기업들도 소비 둔화에 따른 실적 둔화를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국내 유통주는 단기 주가 등락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C커머스) 진출과 할인 여파로 주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따른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목표주가를 기존 7만2000원에서 6만7000원으로 하향한다"면서 "C커머스와의 경쟁에 더해 할인점 채널 매력도가 하락한 것 등이 원인"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