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창업주의 균열] 고려아연, 지분경쟁 앞두고 '영끌?'…명예회장까지 퇴직금 인상
입력 : 2023.03.06 16:42:31
제목 : [영풍 창업주의 균열] 고려아연, 지분경쟁 앞두고 '영끌?'…명예회장까지 퇴직금 인상
최씨 일가,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안 주총안건에 추가…실탄 확보 총력[톱데일리] 고려아연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원을 대상으로 한 퇴직금 지급 규정을 전면 개편한다. 공동 창업주 일가간 지분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씨 일가가 실탄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임원 퇴직금 인상안을 오는 17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의 안건 중 하나로 추가했다.
눈여겨볼 점은 지급 대상을 회장 포함 임원에서 '명 예회장'까지 확대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이사, 감사에 대해 일정 지급률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명예회장을 포함한 회장과 부회장, 사장, 부사장, 본부장, 담당이 정해진 지급률에 따라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급률은 명예회장과 회장이 가장 많이 오른다. 기존에 회장, 부회장, 사장이 동일하게 1년 근무하면 퇴직 직전 평균 보수월액의 3배(지급률)를 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했는데, 개정안이 통과하면 회장(명예회장 포함)은 월 보수의 4배, 부회장과 사장은 월 보수의 3.5배씩을 각각 수령하는 것으로 인상된다. 부사장 역시 기존 2.5배에서 3배로 증가했으며, 본부장과 담당(전무 또는 상무이사에서 체제 개편)은 2.5배 혹은 2배에서 개편 후 2.5배를 일괄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의 이번 임원 퇴직금 인상안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명예회장으로 등재돼 있던 선대 회장들이 이번 개편을 통해 퇴직 절차를 마무리하고 대규모의 현금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고려아연 명예회장직 명단에는 최창걸·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이 올라와 있다. 최창걸, 최창영, 최창근은 각각 영풍그룹 공동 창업주 고(故) 최기호 회장의 아들이다. 세 사람 모두 고려아연의 선대 회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회장직을 후임에게 물려주면서 명예회장직으로 물러났다.
그동안 최씨 일가는 보수와 배당을 통해 현금을 모았다. 최씨 일가 주요 인물들은 모두 합해 2021년 한 해에만 100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고려아연을 통해 챙겼다. 최윤범 현 고려아연 회장은 2021년 부회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보수로 10억원, 배당금으로 51억원을 받았으며, 최창근 명예회장은 2021년 회장으로 근무하면서 보수 17억원, 배당 26억원을 받았다.
같은 해 선대회장들이 챙긴 현금도 상당하다. 최창걸 명예회장은 2021년 보수로 20억원, 배당으로 4억원을 챙겼으며, 최창영 명예회장은 보수로 16억원, 배당으로 14억원을 수령했다. 통상 명예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예우 차원에서 현업으로 활동할 때보다 일정 기간 동안만 더욱 낮은 보수를 받고는 한다. 하지만 고려아연의 명예회장들은 이례적으로 현 경영진보다도 높은 수준의 보수를 챙기면서 쏠쏠한 현금 마련 창구로 활용해 왔다. 여기에 이번 주총에서 퇴직금 개정안까지 통과되면 임원 퇴직금 명목으로도 추가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고려아연은 영풍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하나로, 비철금속 제련 회사로서 아연과 연의 생산 및 판매를 영위하고 있다. 영풍그룹의 창업주 가운데에서는 최씨 일가가 그동안 경영을 담당해 왔다. 다른 공동 창업주인 장씨 일가는 지주사 업무와 전자부품 사업 등을 맡았다.
창업주 일가가 수십년간 지켜온 동맹 관계는 최근 고려아연을 둘러싸고 지분 경쟁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 지분을 두고,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가 엎치락 뒤치락 지분 취득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 일가가 퇴직금 지급 규정까지 고쳐가며 실탄 창구를 마련해나가는 것 역시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현재 우호세력을 포함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장씨 일가가 약 3.9%포인트 더 우위에 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4.23 13:45
고려아연 | 708,000 | 4,000 | -0.56%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삼성증권 ‘우상향 인생’ 트로트…조회수 100만 돌파
-
2
땡큐 트럼프! 中 협상 가능성에 가상자산 환호…비트코인 9만3000달러 돌파
-
3
머스크 복귀 소식에… 테슬라·이차전지주 동반 상승
-
4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소폭 상승세 +4.38%
-
5
‘빅데이터 분석’ 뉴엔AI, 코스닥 상장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
-
6
카카오게임즈(293490) 소폭 상승세 +3.04%
-
7
나우로보틱스,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6800원 확정… 수요예측 흥행
-
8
마스턴투자운용, 임직원과 함께하는 ‘업사이클링 캠페인’ 진행
-
9
솔브레인홀딩스(036830) 소폭 상승세 +3.75%, 3거래일 연속 상승
-
10
삼성한국형TDF 환헤지(H) 시리즈 수익률 선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