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 서비스 늘린다…부동산·헬스케어·자동차·통신 등 관심"CEO 관치 논란 속…조용병 "세대교체 의지에 따라 승계"
민선희
입력 : 2023.01.01 06:03:05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복합 위기로 인한 금융산업 수익성 둔화에 대비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돌입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헬스케어, 빅데이터 등 비금융 서비스 확대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최고경영자(CEO) 선임·금리 산정 등 '관치금융 논란'에 대해 대부분 말을 아끼면서도 금융지주 내에서 공정한 심의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5대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각 금융그룹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위기 극복'이 화두…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호실적 이어갈 것" 연합뉴스가 1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지주 회장을 상대로 신년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금융권의 화두로 '위기 극복'을 들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국내 금융산업은 경기 부진과 조달·대손 비용 증가로 성장성·수익성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영업 다중채무자 등 취약여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증권·캐피탈·저축은행의 부실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도 "금융산업은 지난 10년간 경험해보지 못한 복합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며 "올해에도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민간소비 약화, 자산시장 위축이 예상되고 이는 금융산업을 지속해서 어렵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지주들은 위기 상황 속 선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올해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은행이 그룹의 견고한 실적을 견인하는 가운데 다각화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올해에도 안정적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분간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리스크관리에도 힘쓸 생각"이라고 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개선 효과와 취약부문 신용위험 증가가 혼재될 것으로 예상되나 우리금융은 비은행 비중이 작아 경기 둔화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이라며 "올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 하에 내실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도 "올해 3고(금리·물가·환율)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경기침체에 따른 신용리스크 악화 등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무리한 외형성장보다 견고한 리스크관리 강화 기조하에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통해 경영의 내실화를 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5대 시중은행 로고 5대 시중은행 본점의 로고, 위에서부터 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촬영 이세원]
◇ "비금융 진출길 열린다…부동산·헬스케어·데이터 등 관심" 금융지주들은 올해 비금융 서비스 확대를 추진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 등 금융회사가 자회사 출자를 통해 생활 서비스 등 비금융 분야 사업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고 밝혔다.
KB금융[105560]은 헬스케어(오케어), 부동산(KB부동산), 자동차(KB차차차), 통신(리브모바일) 등 비금융 분야에 진출해있다.
윤종규 회장은 "4대 생활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비금융영역 확대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며 "금융과 접목이 가능한 다양한 영역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각도로 기회를 살피는 중"이라고 답했다.
신한금융의 비금융 서비스로는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배달앱 '땡겨요'가 대표적이다.
신한금융은 이 외에도 6천억원 규모의 디지털 전략적 투자(SI)펀드를 통해 인공지능(AI), 데이터, 블록체인, 이커머스 등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 24개 기업에 2천461억원을 투자했다.
조용병 회장은 "규제가 완화하면 각종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카카오[035720] 그룹처럼 금융회사도 데이터 기반을 확충할 수 있도록 가상자산, 유통, 운수, 여행업 등 다양한 분야의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금융 연관성이 높은 영역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금융업과 연관성이 높지 않은 분야라도 제휴·지분투자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함영주 회장은 "부동산, 자산관리, 모빌리티, 헬스케어, AI, 빅데이터 등을 포함한 다양한 비금융영역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