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로 갈아탔는데”…연초부터 줄줄이 빠지는 이 펀드, 무슨 일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입력 : 2025.01.14 18:16:44 I 수정 : 2025.01.14 19:12:29
개인, 지난달 ETF 2.6조 순매수
올해도 이미 1조4천억 사들여
연초 美 기술주 조정 여파에
순매수 1위 ETF 2.9% 손실


미국 기술주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연말·연초 개인의 순매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개인들이 주로 매수한 주식형 ETF들은 연초 일제히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은 주로 미국 증시를 추종하거나 한국 증시를 역추종하는 ETF를 매집했는데, 올해 초 증시가 지난해 말 예상과 엇갈렸던 탓이다.

14일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인의 ETF 순매수액은 2조6392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7월 기록한 2조4410억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다. 개인은 2024년 매월 ETF 순매수를 이어가며 연간 순매수액이 20조원에 육박했다.

개인의 ETF 매수세는 올해 초까지 이어졌다.

올해 1월 2~13일(8영업일) 개인의 ETF 순매수 규모는 1조4140억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2월 같은 기간 1조442억원보다도 40%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해 미국 증시 활황과 국내 증시 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개인들도 관련 ETF를 주로 매수했다.

연초 이후 개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KODEX 200의 순자산을 넘기며 최대 주식형 ETF로 등극한 상품으로 올해까지 인기를 이어간 모습이다. 연초 이후 TIGER 미국S&P500의 개인 순매수액은 1679억원이다.

순매수액 2위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을 두 배로 역추종하는 ETF다. 연초 이후 개인 순매수액은 1296억원이다.

순매수액이 1000억원을 넘은 것은 두 상품뿐인데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선호와 국내 증시 이탈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수치다.

그러나 연초 미국 기술주들이 조정을 받고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며 관련 ETF들도 일제히 손실을 기록했다. TIGER 미국S&P500은 연초 대비 2.88% 떨어졌으며,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손실률이 6.4%에 달했다.

두 상품을 포함해 개인 순매수액 상위 15개 ETF 가운데 12개가 주식형 펀드였는데 이들은 모두 연초 대비 손실을 기록하는 중이다. TIGER 미국나스닥100과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KODEX 미국S&P500TR 등도 개인이 연초 대비 7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지만 모두 1~3%대 손실률을 보였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가 순매수 상위권을 점령한 것은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미 증시가 수십 년간 우상향으로 성장해온 것을 감안해 관련 상품을 적립식으로 매월 매입하는 투자법이 인기를 끈 영향으로 해석된다.

손실을 피해간 상품은 CD금리를 추종하는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와 파킹형 상품인 RISE 머니마켓액티브뿐이었다.

이처럼 올해 미국 증시를 추종하는 ETF가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일까지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2024년 12월 고용지표가 예상밖 강세를 보이며 전 세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우량 투자처인 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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