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의 공습…美 덮친 딥시크 쇼크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입력 : 2025.01.28 17:52:52 I 수정 : 2025.01.28 17:57:09
美 10분의1 비용으로 오픈AI 수준 AI 개발
수요감소 우려 엔비디아 시총 850조원 증발




◆ 딥시크 쇼크 ◆

2023년 설립된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지난 20일 내놓은 AI모델 딥시크 R1이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2022년 챗GPT 출시 때와 맞먹는 충격이란 평가도 나온다.

중국기업이 기존의 10분의 1 비용으로 개발한 AI모델이 오픈AI의 최신 모델(o1)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기록했다. 기술개발을 주도해 온 미국 AI기업들의 고비용 구조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저비용 고성능'모델이 미·중간 AI패권 경쟁을 격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욕증시에서는 고사양 반도체들에 대한 수요가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주들이 폭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27일(현지시간) 17% 가까이 폭락하며 하루만에 시가총액 약 850조원이 증발했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에 따르면 딥시크의 '추론 AI' 모델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챗GPT의 최신 모델보다 앞서는 성적을 받았다. 딥시크 R1은 미국 수학경시대회인 AIME 2024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79.8%의 정확도로 79.2%를 기록한 오픈AI의 추론모델 o1을 앞질렀다. 500개 수학 문제 테스트에서도 97.3%의 정확도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코딩과 영어 언어 부문에서도 o1, 메타의 AI(라마 3.1)보다 나은 성능을 보였다.

딥시크는 1985년생 헤지펀드 창립자 량원펑이 지난 2023년 5월 중국 항저우에 설립한 AI스타트업이다. 지난해 12월 대규모 무료 언어모델(LLM) V3를 공개한데 이어 지난 20일 추론 특화 AI 모델 R1을 선보였다.

딥시크는 빅테크 기업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해당 모델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불러왔다.

회사 측은 딥시크 V3를 만드는데 558만 달러(약 78억8000만원)가 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메타의 라마3를 만드는데 든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메타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 칩 'H100'을 대거 사용해 만들었다.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저가형 AI 칩 'H800'을 시간당 2달러에 2달간 빌려 해당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마크 앤드리센은 "딥시크 R1은 내가 본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며 "AI의 스푸트니크 모먼트"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AI패권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는 실리콘밸리 뿐 아니라 미 정계까지 흔들었다. 리창 중국 총리가 딥시크 R1 출시일인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량 대표를 만난 것 역시 미중 AI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이란 전망에 불을 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 기업의 딥시크 출시는 미국 기업들에 경종(wake up call)이 될 것"이라며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초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 AI CEO도 이날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딥시크 R1은 특히 가격을 고려하면 인상적인 (AI) 모델로 새로운 경쟁자가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더 나은 모델을 분명히 만들어 낼 것이고 조만간 몇가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뉴욕 증시도 AI 반도체주의 폭락과 함께 출렁였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6.9% 폭락한 118.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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