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s Re:view] [SM엔터 쟁탈전] ② 이성수·카카오엔터, 이수만 공백 대체할까

입력 : 2023.03.16 09:00:55
제목 : [Top's Re:view] [SM엔터 쟁탈전] ② 이성수·카카오엔터, 이수만 공백 대체할까
SM엔터·카카오엔터 아티스트 공동 발굴 및 육성…SMP 희석 우려도

[톱데일리] 하이브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새 주인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과연 카카오가 SM엔터의 독특한 음악적 색채, SMP(SM Music Performance)가 유지될 수 있을까요. 현재로선 SM엔터에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 3.5년에 1팀→ 1년에 2팀 이상 데뷔…소수정예 기조 깨지나

카카오와 SM엔터 경영진이 꿈꾸는 'SM 3.0' 계획은 지금보다 더 많은 수의 아티스트를 데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올해부터 1년에 두 팀 이상을 데뷔시킨다는 계획입니다. 기존보다 더 많은 아티스트를 선보여 SM엔터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입니다.

그간 SM엔터는 스타들의 등용문인 동시에 연습생의 무덤이기도 했습니다. 평균 3.5년에 1팀의 아티스트만 데뷔시키는 가혹하리만큼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엄선한 '작품'들만 대중에게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SM엔터 육성방식은 K-POP 아티스트 육성방식의 모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멤버 전원이 일정 수준 이상의 보컬 실력과 댄스 실력을 갖추게 만들기 위한 전략이었죠.

연습생들이 장기간의 훈련 기간을 감내했던 건 SM엔터 가수가 되면 성공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기획사라면 당당히 센터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실력자가 SM엔터에서 서브보컬로도 만족할 수 있었던 건 SM엔터만이 줄 수 있는 확실한 '메리트'가 존재한다는 이유였습니다.

SM엔터의 소수정예 육성 방식은 데뷔 이후에도 아티스트들에게 어느 정도 안정감을 보장해 줬습니다. 아티스트 한 팀에 워낙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방식인 탓에 설령 데뷔곡, 타이틀곡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도, SM엔터는 꾸준히 아티스트가 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원해줬죠. 아티스트의 전성기가 지나도 SM엔터는 지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음반, 콘서트를 비롯한 개인 활동을 지원해줬습니다. 데뷔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데뷔하면 끝까지 책임진다는 게 지금까지 SM엔터의 사업방식이었습니다.

SM 3.0 체제는 소수정예라는 SM엔터의 아티스트 육성방식과의 작별을 예고합니다. SM엔터에서 싹수가 보이는 연습생들을 신설될 레이블로 별도 배치해 육성·데뷔시킨다는 방침입니다. 그 동안 데뷔 기회를 잡지 못했던 연습생들에겐 희소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 데뷔하는 팀들이 SM엔터 아티스트다운 면모를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내부경쟁이 헐거워지는 만큼 아티스들의 실력을 담보하긴 이전보다 어려운 체제로 볼 수 있습니다. SM엔터 아티스트끼리 경쟁하는 자기잠식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엔터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아티스트 규모를 생각했을 때 SM엔터 아티스트와 활동 및 데뷔 시기가 겹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 이수만 없는 SM엔터… 이성수·카카오엔터가 메워야

이수만 '선생님'을 정점으로 한 중앙집권형의 아티스트 육성 방식도 변화합니다. SM엔터 내부에 있는 연습생을 각각의 레이블로 분리해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올해 SM엔터는 3개의 신인 그룹과 버추얼(가상) 아티스트를 선보일 계획인데요,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와 박준영 이사가 각 팀의 프로젝트를 총괄합니다.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은 팬덤, 핑크블러드에게 애증의 대상입니다. 이수만은 그리는 SMP, 그리고 광야 세계관은 종종 시대에 뒤처지거나 낯설게 느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처럼 이 전 총괄이 팬덤의 기대와 다른 방향을 고집할 때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지금까지 SM엔터의 성공은 이수만을 제외하고는 논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지금의 SM엔터가 있기까지 이 전 총괄과 그의 단짝 유영진 SM엔터 이사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죠.

이젠 좋거나 싫거나 이수만 없는 SM엔터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수만의 빈자리는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부사장과 현 SM엔터 경영진이 채우게 됐습니다. 장 부사장은 소니 뮤직 코리아 대표이사 출신이고, 이성수 대표는 아시다시피 이 전 총괄의 처조카입니다. 카카오엔터와 SM엔터는 오디션을 통해 아티스트도 공동으로 선발할 계획입니다. SMP가 어느 정도 희석질도 모른다는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카카오엔터와 SM엔터는 앞으로 소속 아티스들의 해외 매니지먼트를 공동 지원하고 수익화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글로벌 매니지먼트 합작회사를 지역별로 설립할 생각입니다. 카카오엔터 자회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인 아이브, 몬스타엑스와 SM엔터의 에스파, NCT의 공동 무대가 펼쳐질지도 모르겠습니다.



◆ SM엔터 아티스트 2차 창작물 쏟아지나… '덕질' 비용에 촉각

앞으로 SM엔터 아티스트 지적재산권(IP) 기반의 2차 창작물 제작이 더 활발해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카카오페이지 등 플랫폼을 통해 SM엔터 IP를 소재로 한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가 유통될 예정입니다. 우선 양사는 올해 SM엔터가 선보일 NCT Tokyo 관련 웹툰 제작 사업에 대해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SM엔터 관련 굿즈(기념품)의 제작 및 유통에 대해서도 SM엔터는 카카오 그룹과 협력해야 합니다.

문제는 과연 얼마만큼 합리적인 가격에 굿즈가 판매될까하는 점이죠. 앞서 말했듯 SM 3.0은 현재 수준보다 현격히 높은 수준의 실적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는 SM엔터의 국내·외 음반·음원 유통에 대한 배타적인 권리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굿즈와 음반·음원의 권리를 모두 갖게 됐다는 건 팬들이 아티스트들을 응원하는 비용, 즉 '덕질 비용'에 대해 가격을 매길 수 있게 됐다는 뜻입니다. 더욱이 SM엔터는 티켓팅(매표)에 대한 권리도 사실상 카카오엔터에게 건네줬습니다.

투자계약을 살펴보면 SM엔터의 국내 공연장도 카카오가 짓고 있는 서울 아레나로 사실상 못 박아뒀습니다. 서울아레나는 오는 2025년 준공 예정인 스탠딩 포함 2만8000석의 음악 특화 공연장으로, 서울 창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팬덤의 희망 사항 중 하나였던 SM엔터 아티스트의 단독 공연장은 서울 아레나를 쓰기로 하면서 그저 희망으로 끝날 공산이 큽니다. 앞서 서울 코엑스에 공연장을 갖춘 'SM 아티움'이 운영된 적이 있지만 아이돌 그룹의 대형 공연용으로는 설비 면에서 팬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웠고, 이마저도 현재는 운영을 중단한 상황입니다. 경상남도 창원시에 짓고 있는 일명 '창원SM타운'을 SM엔터 아티스트들의 전용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여러 잡음이 불거지며 현재 SM엔터는 이 사업에서 사실상 제외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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